'8.29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시장은 아직 '정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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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9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시장은 아직 '정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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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인터넷뉴스팀]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는 실수요자의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8.29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후 주택 시장에서는 '눈치 보기'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이번 대책이 집값에 어떤 영향을 줄지 쉽게 가늠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대책이 발표된 다음날인 30일 집값이나 거래에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은 가운데 서울과 수도권의 중개업소에는 시세변동 상황과 이번 대책의 효과를 묻는 전화만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선 집주인들이 호가를 1천만~2천만원씩 올리는 사례가 나타나 이번 대책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주고 있다.

강남ㆍ서초ㆍ송파 등 강남 3구는 이번 DTI 규제 완화 대상에선 제외됐지만 양도소득세 중과 완화 방침이 2년간 연장된 것이 이들 지역의 거래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과세를 피하기 위해 연말까지 집을 처분하려 했던 다주택자들의 매물 압박이 줄어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번 대책의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강동구 고덕ㆍ둔촌동, 양천구 목동, 분당 등에서는 특히 매도ㆍ매수 예정자들이 모두 관망한 채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의 경우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29일 이후 호가가 주택형별로 1천만~2천만원씩 상승했다.

이 아파트 112㎡는 지난 27일 시세(11억원)보다 1천만원 싼 10억9천만원에 팔리고서 현재 호가가 11억1천만~11억2천만원으로 올랐다.

그러나 매수 희망자들이 적극적이지 않아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송파공인 최명섭 대표는 "집주인은 집값이 오를 것으로 기대해 호가를 올리는데, 매수 예정자들은 분위기만 떠볼 뿐 구입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며 "일단 대책 발표 이후 호가는 강세"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그러나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찍고 가격이 오르기 시작해야 거래가 활발해지는데 아직 바닥이라는 공감대는 없는 상황"이라며 "가격이 오르더라도 상승세가 오래갈 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개포동 주공1단지 역시 이번 대책의 기대감으로 호가가 오르고 있다.

43㎡는 지난주 호가가 7억6천만원에서 현재 7억7천만원으로 1천만원, 36㎡는 6억4천만원에서 6억5천만원으로 1천만원이 올랐다.

남도공인 이창훈 대표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2년 뒤로 연기되면서 2~3주택 이상 보유자들이 급하게 팔 이유가 없어졌다"면서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최소한 하락세는 멈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최근 재건축 정비계획안이 발표돼 3천만~5천만원가량 호가가 오른 이후 매도자와 매수 예정자들의 '탐색전'이 이어지고 있다.

실수요층이 많은 양천구 목동, 강동구 둔촌ㆍ고덕동 등에서도 별다른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

둔촌동 SK공인 관계자는 "둔촌 주공이 지난 주말 시공사를 선정하면서 지난주까지 급매물이 제법 팔려나갔다"며 "싼 매물이 없어서 그런지 거래는 없고 문의전화만 이어진다"고 말했다.

양천구 목동 우석공인 임규만 대표는 "매수 대기자들이 아직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막연한 기대감으로 당분간 싼 매물은 나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분당신도시와 용인 지역에서도 눈치보기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들 지역은 최근 집값이 많이 내려가 8.29 대책의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도 적지 않다.

시범단지 해내밀공인의 이효성 대표는 "대책이 나온 뒤 집을 팔 사람들이 가격을 좋게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있지만, 그동안 꼭 DTI 때문에 집이 안 팔렸던 것은 아니어서 효과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소형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 노원구 상계동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88공인 김경숙 대표는 "대책 발표 직전에 최저가 급매물이 많이 팔린 상황"이라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급하게 집을 팔려고 했던 사람들이 한숨 돌리게 되면서 당분간 급매물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청라지구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집값 하락의 골이 깊어 이번 대책으로 거래가 회복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대책의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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