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진모(26)씨는 최근 휴대폰 사용도중 원인미상의 제품발열로 얼굴에 화상을 입는 '아찔한' 사고를 당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2007년 출시한 애니콜 SCH-W270모델 (일명 고아라폰)이 문제였다.
지인과 통화를 하던 순간 얼굴에 찌릿함을 느꼈고, 이후 병원을 찾은 결과 '1도화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는 것이 진씨의 주장이다.
진씨는 애니콜 고객센터에 이 사실을 알렸으나 한 관계자는 명확한 해명 없이 병원진단서를 제출하라고만 말했다. 보상절차를 밟기 위해 필요하다는 설명이 따라붙었다.
진씨는 "사과받기는커녕 이런 대접을 받아가면서, 또 이런사람과 대화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시간낭비인 것 같았다"며 "고객의 입장은 생각도 안하고 (센터 관계자가) 불친절한 태도를 보여 속이 상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전례없는 해당 사고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정확한 사고원인이 드러나지 않아 의문스럽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고제품을 회수한 뒤 (자체적으로) 분석 및 성능시험을 거쳤으나 발열현상은 발견하지 못했다"며 "휴대폰이 발열되려면 인쇄회로기판(PCB) 등에서 하자증상이 나타나야 하는데 그런것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동일한 환경하에서 연속통화를 하는 것으로 시험이 실시됐다는 부연이다.
아울러 그는 "10대와 20대가 많이 사용하는 제품이고 판매량도 적지 않은데 이런 경우는 사실 처음 접해본다"며 "진씨가 열악한 환경에서 휴대폰을 사용했거나 피부가 예민한 체질일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추측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소비자와의 합의는 원만히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고아라폰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해당제품이 통화중 빨리 뜨거워진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휴대폰관련 인터넷 동호회와 각종 포털싸이트 게시판을 통해 확인된 건수만 수 십건에 달할 정도다.
한 사용자는 "사진을 찍으려고하면 액정화면이 옛날 사진처럼 이상하게 나온다"며 "사진촬영을 중단하고 카메라 부위를 만진적이 있는데 약간 과장해서 화상을 입을정도로 너무너무 뜨거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인사사고로 직접 이어진 경우는 앞서 언급한 진씨 사례외에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발열과 관련한 사용자들의 불만이 많은 만큼 삼성전자가 그 원인에 대한 정밀분석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는 의견이 소비자들 사이에 적지 않다.
한 소비자는 "장시간 사용하거나 열악한 환경에서 사용하더라도 이상없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소비자에 대한 기업의 도리가 아니겠느냐"며 "더구나 삼성전자의 대표브랜드인 '애니콜'에 대한 지적이기 때문에 이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또다른 소비자는 "같은 증상이 다발적으로 일어났고 이러한 증상이 개선돼야 한단계 높은 휴대전화 기술력에 다가서는 것 아니냐"며 "원인은 무엇인지, 또 개선책은 무엇인지 삼성전자 스스로가 철저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고아라폰은 출시 이후 170만대 이상 판매된 '히트상품'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