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 연어캔 '쓴맛' 털고 생연어로 자존심 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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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 연어캔 '쓴맛' 털고 생연어로 자존심 살릴까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8년 08월 08일 15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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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캔 시장 4분의 1로 축소…생연어 사업에 수입∙제조역량 쏟아 분위기 반전 노려

▲ 동원그룹이 캔이 아닌 생연어로 연어 시장에 새롭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 동원그룹이 캔이 아닌 생연어로 연어 시장에 새롭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동원그룹(회장 김재철)이 연어 시장 공략법을 재조정했다.

'참치캔 업계 1위' 동원F&B가 연어캔을 출시해 고전했던 것을 감안해 이번에는 수산부문 계열사 동원산업을 통해 생 연어 브랜드를 론칭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8일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연어캔 시장 규모는 2013년 78억원에서 2014년 329억원, 2015년 421억원까지 늘었지만 2016년 315억원, 지난해 17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국내 연어캔 시장은 지난 2013년 4월 CJ제일제당이 '알래스카연어'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형성되기 시작했다. 같은 해 동원F&B와 사조해표가 차례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초반에는 연어가 참치와 꽁치, 골뱅이를 잇는 '국민 수산캔'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만연했다. 수년 내 국내 연어캔 시장이 1000억~15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선두업체인 CJ제일제당의 경우 알래스카연어가 출시 7개월만에 누적매출 100억원을 달성하는 등 분위기가 좋았다.

'동원참치'로 참치캔 시장 부동의 1위를 지키는 동원F&B도 2013년 9월 '동원연어'를 출시하고 국민 배우 김혜자씨를 모델로 기용하며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이 제품도 한 달 반 만에 누적매출 20억원을 올렸다.

동원그룹은 이듬해 자회사 스타키스트와 함께 알래스카 연어 어획회사 '실버베이씨푸드(SBS)'의 지분 12.5%를 2000만달러(약 217억원)에 사들이는 등 의욕을 보였다.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은 당시 "1982년 참치캔을 시장에 처음 내놓을 때의 마음가짐으로 연어캔 시장을 개척하자"고 주문했다. 

실버베이로부터 공급받은 연어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3년 안에 매출 2000억원을 올리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하지만 참치캔 시장에서의 기세와 달리 연어캔 시장에서는 점유율 70%를 독식한 CJ제일제당에 밀려 10~20%선을 간신히 지켰다.

최근에는 주요 대형마트에도 CJ제일제당의 제품 일부만 '구색 갖추기 식'으로 들여놓을 뿐 사실상 발주는 끊긴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십 년간 참치 맛에 길들여진 소비자들이 연어캔의 색다른 맛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 패착으로 거론된다. 참치캔보다 2배 비싼 가격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동원F&B나 사조해표의 경우 참치 사업이 주력인데 연어와 상품군이 겹치면서 점유율 하락에 신경을 쓰게된 것으로 보인다"며 "두 업체가 연어캔 사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시장 볼륨 자체가 작아진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동원그룹은 최근 외식 메뉴로 보편화된 생연어 수요가 부상하는 점에 착안해 수산 전문 계열사 동원산업을 통해 생 연어 브랜드를 새롭게 론칭하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생 연어는 단백질과 DHA가 다량 함유돼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소비자들에게 심어진 점도 호재다.

이 때문에 최근 생 연어 제품군을 출시하는 식품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앞서 신세계푸드도 지난달 생 훈제 연어 브랜드 '보노보노'를 론칭하고 신제품 4종을 출시했다. GS25는 훈제 연어를 넣은 도시락을, 세븐일레븐은 연어를 간장에 조린 '연어장'을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연어캔은 참치캔 보다 활용성이 떨어지고 외식을 통해 훈제연어나 회를 접한 소비자가 많다 보니 시장이 쪼그라들었다"며 "동원산업은 연어 원물 수입량 1위인데다 뛰어난 가공 역량을 지닌 점을 발휘해 시장을 선점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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