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앞 광장을 비롯한 전국을 붉은 물결로 채운 220여만명의 거리 응원 인파와 그라운드에서 쓰러질지언정 포기할 수 없었던 태극전사들은 90분의 사투가 끝나자 아쉬움의 탄식을 쏟아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박주영의 자책골에 이어 곤살로 이과인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1-4로 무릎을 꿇었다.
이청용의 만회골로 가까스로 영패를 모면한 완패.
한국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에서 3점차 이상차로 패한 것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네덜란드에 0-5로 참패한 이후 12년 만이다.
한편 경기 후 만난 오범석은 "아르헨티나 선수들 정말 잘하더라.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 특히 전술적으로 매우 뛰어났고 정말 최고의 선수들이었다"고 경기소감을 말했다.
이어 오범석은 "불만스러운 경기였다. 경기는 질 수도 이길 수도 있는데 점수 차가 너무 컸다. 초반에 너무 일찍 실점한 것이 대패의 원인이 됐다"며 마지막 경기인 나이지리아전에서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탈락 위기에 몰렸던 그리스가 나이지리아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기사회생했다.
그리스는 18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블룸폰테인 프리스테이트 경기장에서 열린 2010남아공 월드컵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디미트리오스 살핑기디스(파나티나이코스)의 동점골과 바실리오스 토로시디스(올림피아코스)의 역전골에 힘입어 2-1로 극적인 뒤집기를 연출했다.
1차전에서 한국에 완패했던 그리스가 예상을 뒤엎고 나이지리아에 역정승을 거둠에 따라 B조는 2승을 거둔 아르헨티나가 승점 6을 확보한 가운데 한국과 그리스가 나란히 승점 3으로 뒤를 쫓았다.
이에따라 23일 열리는 한국-나이지리아, 아르헨티나-그리스의 3차전 경기 결과에 의해 16강에 오를 최종 2팀이 가려지게 됐다.
그런데 나이지리아가 그리스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 사니 카이타(AS 모나코)의 비신사적 플레이로 퇴장당했다. 사니 카이타는 전반 36분 왼쪽 측면에서 그리스 선수를 발로 차 주심에게 레드카드를 받았다.
이로써 사니 카이타 선수는 23일 열릴 대한민국과의 경기에 출전을 못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