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구형)가 중대결함으로 의심되는 이상증상을 일으켜 파장이 일고 있다.
장착된 자동차용발전기(알터네이터)의 방전현상이 문제였다. 피해를 호소하는 차주도 적지 않다.
해당 차종에 대한 에어백 결함 의혹(본보 3월5일자 참조)이 불거진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임을 감안했을 때 구∙신형을 망라한 싼타페 전체 모델에 대한 '리콜'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전망되고 있다.
◆ "세차하는 동안 알터네이터 '방전'"… '왜'(?)
제보에 따르면 구형 싼타페 차주인 구모씨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주유소 세차장 이용을 끝내고 출발하려 했으나 차량에 시동이 걸리지 않았던 것. 알터네이터가 방전된 현상과 동일했다.
세차 직전 국도에서 충전에 충분한 시간만큼을 운행했던 터라 구씨는 알터네이터 문제가 아닌 다른 결함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던 중 구씨는 온라인 싼타페 동호회를 통해 현대차가 알터네이터 무상교환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010'과 '011'로 제품번호가 끝나는 부품이 대상이었다.
자신과 동일한 증상으로 피해를 입은 회원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구씨는 혜택을 받지 못했다. 2000년 11월 15일∼2001년 12월 30일 사이 생산된 차량으로대상이 한정, 2003년식인 구씨의 차량은 예외였던 탓이다.
구씨는 "논리적 설득도 없이 2003년형 차량이라 무상교환이 안 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011'품번의 알터네이터로 동일한 하자증상을 겪고 있는데도 서비스 대상이 안 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격분했다.
현대차 측은 구씨의 오해에 방점을 찍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무상교환 캠페인에 해당하는 알터네이터의 품번은 '010'"이라며 "개선된 제품은 '011'으로 제품번호가 끝난다"고 밝혔다.
그는 "알터네이터는 일반 부품이자 소비재 부품으로 일정 수준의 기간이 지나면 교환해야 한다"며 "구씨 차량의 알터네이터는 노후로 인해 교환해야 하는 상황이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구씨의 경우 이미 개선된 알터네이터를 사용하고 있음은 물론, 자연적인 교체 시기에 다다랐기 때문에 자체결함으로 단정지을 수 없다는 얘기다.
◆ "현대차의 원인 규명의지와 도덕성, '시험대'"
현대차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혹의 시선은 곳곳에서 일고 있다. 차령과 무관한 결함증상에 초점은 모아졌다.
한 소비자는 "2000년, 2001년식 모델에 나타난 결함 증상이 2003년식 모델까지 이어진 것은 정황상 차체의 구조적 결함을 의심해 보기에 충분하다"며 "현대차 측의 (알터네이터 무상교환) '캠페인'은 사실상 '리콜'에 해당하는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조금 전 까지 주행한 차의 시동이 걸리지 않는 다는 것은 차령이 높은 차에서도 볼 수 없는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현대차의 원인 규명의지와 기업 도덕성이 동시에 시험대에 올랐다"고 현대차 측을 압박했다.
한편 현대차는 美에 수출한 SUV 투싼ix 대해 '에어백 작동오류 리콜'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NF쏘나타와 신형 싼타페에서도 유사 문제가 발생돼 몸살을 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