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을 둘러싼 글로벌 IT(정보기술) 업계의 각축이 치열한 가운데 아이폰의 애플사가 대만의 경쟁업체 HTC에 대해 특허권 침해를 주장하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사는 2일 구글 스마트폰 브랜드 '넥서스 원(Nexus One)'의 제조사인 HTC가 아이폰의 사용자환경(UI)과 하드웨어 등에 대한 20건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델라웨어주 연방 지방법원과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는 "경쟁사들이 우리의 특허기술을 훔쳐가는 것을 방관하지 않고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경쟁은 건전한 것으로, 경쟁자들은 고유한 기술을 창조해야 하며 훔쳐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애플은 소장에서 넥서스 원과 이통사 T모바일의 G1, '마이터치 3G' 등 구글사의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HTC 제품들이 아이폰의 터치스크린 기술과 각종 사양 등을 도용한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애플은 이번 소송에서 직접 상대방으로 하지는 않았지만 정황으로 미뤄 넥서스 원 브랜드 소유자인 구글을 겨냥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쇼 위사의 카우프만 브로스 애널리스트는 "이번 케이스는 구글에 대한 일종의 간접 소송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지난 2007년 세련되고 사용이 간편한 아이폰을 출시해 스마트폰 시장의 지형을 일변시킨 데 이어 각종 응용 프로그램을 내려받을 수 있도록 앱스토어를 설치, 스마트폰의 기능을 단순히 전화를 주고받는 데에서 이메일과 인터넷 검색 등이 가능하도록 확대했다.
출시후 지금까지 모두 4천만대 이상의 아이폰을 판매한 애플의 성공은 캐나다의 리서치 인 모션(RIM)사의 블랙베리와 함께 지난해 이후 HTC와 모토로라 등이 안드로이드 모바일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내놓는 등 경쟁을 가속화시켜 왔다.
구글은 애플의 제소에 대해 즉각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나 HTC측은 이메일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드로이드 OS 탑재 휴대전화를 최초로 생산한 HTC의 카이스 노웍 대변인은 "HTC는 특허권을 존중한다"면서 "그러나 또한 우리 고유의 기술혁신을 수호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애플과 핀란드의 휴대전화 메이커 노키아는 서로 특허권을 침해했다면서 상대방을 제소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