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첫 주말을 맞은 서울 도심의 풍경은 극과 극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 전 대통령 탄핵무효를 주장하는 집회와 탄핵을 환영하는 촛불집회가 함께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쪽에선 전날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을 비난하고 반발하고 있는 반면 다른 쪽에선 헌재 결정을 환영하고 적극 지지하고 있다.
먼저 작년부터 이어져 온 촛불집회는 11일에도 열렸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은 이날 오후 4시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촛불과 함께한 모든 날이 좋았다' 라는 제목으로 20차 범국민행동의 날을 진행했다.
이날 촛불집회는 오후 4~5시 범국민대회 1부, 오후 5~6시30분 범국민대회 2부, 오후 6시 30분~8시 거리행진, 오후 8~10시 촛불 승리 축하 콘서트 순으로 진행됐다.
이번 집회는 박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첫 번째 집회이자 지난해 10월29일부터 매주 이어져 온 주말 집회의 마지막 차례이기도 하다. 설 연휴를 제외하고 매주 주말 열리던 광화문 촛불집회는 이날을 마지막으로 당분간 중단될 예정이다. 다음 집회는 오는 25일(21차)과 세월호 참사 3주기(4월16일)를 하루 앞둔 다음달 15일(22차) 열릴 예정이다.
촛불집회는 박 전 대통령의 파면을 자축하고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공범과 부역자 등에 대한 처벌과 박근혜표 정책의 폐기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양심수 석방모임과 KTX 자살 여승무원 동료 등이 발언자로 나섰다. 그간 연단에 올랐던 발언자중 큰 호응을 얻었던 시민들도 여럿 참여한다. 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후 처음 열렸던 16차 집회(2월18일)때 시민 1500여명이 모여 만든 '촛불권리 선언문'을 낭독한다.
전인권·한영애·조PD·권진원·뜨거운감자 등 여러 가수들의 '촛불승리 축하 콘서트'와 촛불 든 시민들이 종로를 크게 한 바퀴 도는 '촛불승리 축하 퍼레이드'도 진행됐다. 집회 전후로 '촛불승리' 대형 깃발을 휘날리며 행진도 한다.
주최 측은 20차 집회에서 누적 참가자 수가 1600만명(연 인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19차까지 전체 촛불집회 참가자는 1564만명이었다.
반면 이날 오후 2시부터는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보수단체의 집회가 열렸다. 헌재의 탄핵 무효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며 집회는 점점 격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이었던 서석구 김평우 변호사와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 등이 참가했다. 탄기국은 '탄핵무효 국민총궐기 운동본부'로 명칭을 바꾸고 탄핵 무효를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전날 헌재 결정이 '법치주의 사망 선고'라고 주장하는 뜻으로 '근조(謹弔)'라고 쓰인 검은 리본을 달고 집회에 참석했다.
[이슈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