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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천경자 미인도 진품 결론…원소장자는 김재규
[컨슈머타임스 양대규 기자] 검찰은 1991년 논란이 제기된 후 25년간 지속되면서 '위작 스캔들'로 남아있는 고(故) 천경자 화백 작품 '미인도'에 대해 '진품'이라고 결론냈다.
검찰에 따르면 전문기관의 과학감정, 전문가 안목감정, 미술계 자문 등을 종합한 결과 미인도의 제작기법이 천 화백의 양식과 일치했다.
검찰 수사결과 미인도의 원소장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암살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배용원 부장검사)는 천 화백의 차녀인 김정희(62)씨가 "미인도가 가짜임에도 진품이라고 주장한다"며 고소·고발한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 등 5명을 무혐의 처분하고 수사를 종결했다고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 전 학예실장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논란이 된 미인도의 진위를 확인하고자 안목감정은 물론 X선·원적외선·컴퓨터 영상분석·DNA 분석 등 과학감정 기법을 모두 실시했다.
그 결과 천 화백 특유의 작품 제작 방법이 미인도에 그대로 구현됐다고 판정 내렸다.
여러 차례 두텁게 덧칠 작업을 하고 희귀하고 값비싼 '석채' 안료를 사용한 점 등도 위작자의 통상적인 제작 방법과는 다른 점이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육안으로는 잘 관찰되지 압인선(날카로운 필기구 등으로 사물의 외곽선을 그린 자국)이 '꽃잎', '나비' 등 천 화백의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미인도에서도 나타났다. 수없이 수정과 덧칠을 반복해 작품 밀도와 완성도를 높이는 천 화백의 독특한 채색기법도 주요한 판단 기준이었다.
검찰은 또 덧칠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그림 밑층에 다른 밑그림이 나타나는데 이는 천 화백의 '청춘의 문'(68년작)에서도 동일하게 표현된다고 설명했다.
검찰 측은 "위작의 경우 원작을 보고 그대로 베끼거나 약간의 변형을 가한 스케치 위에 단시간 내에 채색작업을 진행하므로 다른 밑그림이 발견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전문가의 안목감정에서도 진품이라는 의견이 다수였다.
김씨와 피고소인측, 미술계 전문가들로부터 추천을 받아 선정된 9명의 감정위원 대부분은 석채 사용과 두터운 덧칠, 붓터치, 선의 묘사, 밑그림 위에 수정한 흔적 등을 토대로 미인도가 진품이라는 쪽에 손을 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미인도의 유통 경로의 출발점이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이라는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에 따르면 1977년 천 화백이 중앙정보부 간부에게 미인도를 비롯한 그림 2점을 선물했고 이 간부의 처가 대학 동문인 김재규 부장의 처에게 미인도를 건내줬다.
이어 김 부장은 1980년 5월 당시 신군부 계엄사령부 산하 기부재산처리위원회에 미인도를 헌납했다. 그리고 다시 재무부와 문화공보부를 거쳐 국립현대미술관에 최종 이관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