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의 한 공원에 위치해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흉상을 훼손한 30대가 경찰 조사를 받았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특수손괴 혐의로 최모(32)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최씨는 지난 4일 오후 영등포구 문래근린공원에 있는 박 전 대통령 흉상(1966년 제작)에 붉은색 스프레이를 뿌리고 망치로 수 차례 내려쳐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박 전 대통령 흉상의 코 부분이 훼손됐고, 전체적으로 붉은 스프레이가 뿌려졌다. 흉상이 놓인 1.8ｍ 높이 좌대에도 붉은 스프레이로 '철거하라'라는 글씨가 쓰였다.

최씨는 훼손 이튿날인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정희 흉상 철거 선언문'을 남겼다.

최씨는 "'5·16 군사혁명'이 5·16 군사정변으로 바뀌며 군인들에 의한 쿠데타임을 천명한 것은 역사학계의 꾸준한 연구 성과와 노력이 반영된 결실"이라며 "그런데도 5·16 혁명의 발상지라는 잘못된 상징이 보존된 것은 우리가 노력한 제대로 된 역사의식의 함양이라는 가치에 정면으로 대치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망치로 수차례 내리친 흉상(胸像)은 흉상(凶像)이 돼 철거 근거가 생겼다"며 "어제 나에게 박정희 흉상을 녹여 김재규 흉상을 만들 아이디어가 없었다는 것에 안도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씨는 경찰의 출석요구를 받고 9일 조사를 받았다.

[이슈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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