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계좌수수료' 도입, 다른 은행들도 '솔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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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은행 '계좌수수료' 도입, 다른 은행들도 '솔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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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반응 '부정적'…'디지털 계좌'는 괜찮아
   
 

[컨슈머타임스 양대규 기자] 한국씨티은행의 '계좌유지수수료' 도입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시중 다른 은행들도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저금리 상황이 계속되면서 새로운 수익모델로 계좌유지수수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소비자들은 정반대의 반응을 보인다. 이자율도 낮은 데 수수료까지 내라고 하면 적금을 주로 이용하는 고객들은 은행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금융권 전문가들 역시 '긁어 부스럼'이 될 수도 있다며 주의 깊게 보고 있는 상황이다.

◆ 1000만원 이하 소액 계좌에 수수료 부과…씨티은행 반응은 '침묵'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계좌유지수수료 시행에 앞서 내부 전산시스템 구축과 관련 계좌 분류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시행이 예상되는 씨티은행 계좌유지수수료는 1000만원 이하의 소액 계좌들을 대상으로 매월 3000~5000원으로 책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액 계좌에서 발생하는 이익은 극히 미약하지만 인건비, 운영비 등의 비용은 일반 계좌들과 별 차이가 없기 때문에 은행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최근 몇 년간 씨티은행의 수익률이 점차 떨어지고 저금리 기조가 그 낙차를 더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씨티은행은 배당금 등의 명목으로 매년 미국 본사로 3000억원 가량을 송금한다.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92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수익 1966억원의 반 토막으로 줄었다.

수익성에 대한 압박이 더욱 커지면서 씨티은행은 결국 계좌유지수수료라는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국내 다른 은행들은 씨티은행의 계좌유지수수료 도입을 흥미롭게 지켜보는 입장이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서비스가 무료라는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은행의 수익률 개선을 위해 계좌유지수수료는 물론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소비자들의 반응은 정반대다. 

한 소비자는 "씨티은행을 사용하는 이유는 해외 인출 수수료가 저렴한 해외 여행용 체크카드 서비스 때문"이라며 "인출 수수료 할인을 위해서 계좌를 개설했는데 오히려 계좌 자체에서 수수료를 걷어 간다면 해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수수료 납부 대상이 될까봐 염려가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와 비슷한 패턴의 소비자들은 큰 걱정을 안해도 될 것이다.

씨티은행에서 실행 예정인 계좌유지수수료 대상에서 인터넷뱅킹, 스마트폰뱅킹, 폰뱅킹 등 비대면 채널만 이용하는 고객은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국내 지점을 방문하지 않는 해외 유학생과 같은 경우에는 계좌유지수수료를 부담할 일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은행권 전문가들은 은행을 찾는 고객들도 이자율이 낮아져서 은행보다 다른 투자처를 찾고 있는 상황에서 계좌유지수수료가 시행된다면 소비자들의 이탈이 생길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며 씨티은행 뿐만 아니라 다른 은행들도 시스템을 면밀히 따져 신중히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씨티은행 역시 내·외부의 다양한 의견에 많은 고심을 하고 있는 중으로 알려졌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외부의 부정적인 시선 탓인지 "검토 중"이라는 대답만하며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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