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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전인지 선수. (사진=LPGA 홈페이지 캡쳐) |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하이트진로(대표 김인규)가 기대치를 훌쩍 뛰어 넘은 '스포츠 낭보'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습니다.
후원하고 있는 골프선수 전인지가 남녀 통합 메이저 대회 최초 21언더파 263타라는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의 쾌거였습니다.
단순 스포츠마케팅 성공사례로 치부하기에는 그 무게감이 남다르다는 게 국내 골프계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그 누구도 넘보지 못했던 극강의 최저타수. 장시간 깨지기 어려울 것이란 전문가들의 예상과 맥을 함께 합니다.
전인지는 하얀색 실로 'hite'가 자수된 검은색 계열 모자를 쓴 채 우승컵을 높이 들어 올렸습니다. 고개를 돌린 옆모습에는 맥주 'Max' 브랜드도 선명했습니다. 전세계에 생중계 됐습니다. 동네 슈퍼마켓과 대형마트에서 흔히 보던 그것이라는 관점에서 애국심도 일정 정도 자극합니다.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지역을 교두보로 최근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하이트진로 입장에서는 든든한 추동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하이트진로가 얻은 경제적 이득은 어느 정도일까요. 이제 막 22살인 전인지 선수가 메이저대회 2승뿐인 '루키'로 통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아직 시기상조란 지적이 나올 수도 있는데요.
때문에 과거 '김연아 효과'를 톡톡히 누린 KB금융그룹 사례가 어느 정도 평가잣대가 될 것 같습니다.
김연아를 마케팅 선봉에 세운 KB금융은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각각 거치는 동안 천문학적 규모의 인지도 향상 효과를 누렸습니다. 이는 숫자에서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당시 21살이었던 김연아가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약 5조2350억원의 따른 경제적 가치를 생산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중 기업의 주가와 매출 상승, 동계스포츠 산업 성장 효과 등 간접효과가 2조4868억원에 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후에도 김연아의 성적은 상향 평준화 상태에 장시간 머물러 있었으니 '플러스 알파'가 상당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KB금융의 유·무형적 이득으로 보면 틀림 없습니다.
마케팅 관점에서 전인지 선수가 내세울 수 있는 차별화 포인트, 다시 말해 하이트진로가 '김연아 효과'를 뛰어 넘는 만큼의 기대가 가능한 대목은 눈치 채셨겠지만 나이입니다.
피겨스케이팅은 25세만 넘어가도 선수생명 측면에서 하향길로 해석합니다. 몸의 유연성과 순발력 등이 현저히 저하된다고 합니다. 생물학적 노화가 원인입니다. 은퇴시기가 빠르다는 얘기입니다.
골프는 비교적 여기에서 자유롭습니다. 역대 메이저대회 최고령 우승자는 1968년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줄리어스 보로스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당시 48세였습니다. 마스터스 최고령 우승자는 잭 니클라우스가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1986년 46세의 나이에 6번째 정상에 올랐죠.
53세의 노장 비제이 싱(피지)은 여전히 PGA무대에서 맹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여자선수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LPGA 투어 역대 최고령 우승 기록은 2003년 캐나다 여자오픈을 정복한 베스 대니얼(미국)입니다. 당시 46세. 한국 여자골프의 전설로 통하는 박세리 선수는 지난 1998년 프로에 입단한 뒤 마흔이 된 올해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전인지 선수는 박인비·양희영 선수들과 더불어 '박세리 키즈'로 통합니다. 박세리 선수가 호성적을 내기 시작했던 그때와 비교해 보다 체계화된 교육과 실전능력을 겸비하고 있습니다. 경쟁력과 전망성이 밝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뒷바라지한 하이트진로 직원들의 사기를 한껏 끌어 올리는 또 다른 배경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태극기를 몸에 두르고 '하이트 모자'를 쓴 채 인터뷰를 마친 전인지 선수. 세계 골프역사에 획을 그은, 세간에 두고 두고 회자될 멋진 자료사진을 '득템' 하게 된 하이트진로 입장에서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