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심사 강화 '풍선효과'…저축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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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대출심사 강화 '풍선효과'…저축銀 웃었다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6년 09월 07일 13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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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기순이익 2배 '껑충' 자산건전성 지표 개선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은행들의 대출심사 문턱이 높아지면서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 실적이 2배 가까이 수직 상승했다.

실적뿐 아니라 총자산과 자기자본, 자산건전성이 모두 개선되는 등 경영상태가 전반적으로 호전된 것이 고무적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상반기 저축은행 영업실적' 자료에서 79개 상반기 저축은행 당기순이익이 4837억원으로 전년동기(2779억원)보다 2058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자산 확대에 따라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1102억원 증가했으나, 이자이익이 3225억원으로 이를 상회하면서 흑자폭이 확대됐다.

대출금과 현금·예치금이 증가면서 지난 6월 총자산은 47조5000억원으로 전년동월(40조2000억원)보다 18.3% 증가했다. 자기자본은 5조5000억원으로 20.2% 늘었다.

같은 기간 각종 자산건전성 지표도 개선됐다.

지난 6월말 총여신에 대한 연체율은 7.7%로 전년동월 대비 3.9%포인트 개선됐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8.7%로 3.8%포인트 호전됐다.

이 같은 호실적은 은행권에서 대출심사를 강화한 데 따른 '풍선효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대출 심사를 한층 더 깐깐하게 하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지난 2월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행했다. 5월부터는 이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가이드라인은 담보능력 심사 위주였던 기존 은행권 대출심사를 소득에 연계한 상환능력 심사에 중점을 뒀다. 차주의 '갚을 능력'을 중점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이에 따라 자영업자와 저소득층이 저축은행으로 발길을 돌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와 함께 법정 최고금리 인하를 극복하기 위해 '돌파구'를 마련한 것도 실적개선 원인으로 파악된다.

금융당국이 지난 3월 대부업 법정 최고금리를 기존 34.9%에서 27.9%로 인하함에 따라 저축은행 업계는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나섰다.

SBI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사이다'가 대표적이다.

지난 2011년 대규모 영업정지를 초래한 이른바 '저축은행 사태' 이후 인수∙합병 등 각고의 노력을 펼친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호황을 반기는 눈치다.

당시 금융당국은 전체 85개사 중 삼화∙토마토∙제일저축은행 등 자산건전성이 악화된 16개사의 영업정지를 결정했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로 인해 부실 위험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저축은행은 은행이나 상호금융권보다 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윤창의 금감원 저축은행감독국장은 "앞으로 저축은행 가계신용대출 취급 규모와 연체율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며 "필요하다면 자산증가 속도를 조절하고 보수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도록 해, 부실 위험을 자체적으로 축소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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