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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안은혜 기자]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이통사들이 선택약정 가입자 증가에 남모를 '속앓이'를 하고 있다.
가입자 수가 90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표면적으로는 호황을 누리고 있으나 약정 기간 매달 요금을 할인해주는 제도인 만큼 매출감소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할인액을 통신사 홀로 부담하는 구조여서 잘 팔려도 고민인 웃지 못할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 지원금보다 선택약정 할인 더 커
5일 미래창조과학부와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선택약정 가입자는 지난해 10월 300만명 수준에서 올해 1월 500만명, 6월 800만명, 지난달에는 900만명을 넘어섰다. 월평균 60만명 이상이 선택약정 할인으로 이동했다.
선택약정은 기기 값에 대한 공시지원금 대신 약정 기간 매달 요금을 할인해주는 제도다. 지난해 4월 할인율이 12%에서 20%로 상향 조정된 뒤 가입자가 크게 증가했다.
앞서 올 상반기 '갤럭시S7'과 'G5' 등 고가 스마트폰이 잇따라 나오면서 2분기 기준 이통 3사의 신규 가입자 중 선택약정 비중은 30%를 넘어섰다. 1분기와 비교해 약 10%포인트 늘었다.
SK텔레콤이 35%로 가장 많았고 KT와 LG유플러스는 32%였다. 전체 무선 가입자 가운데 선택약정 가입자 비중은 SK텔레콤 14%, KT 11%, LG유플러스 12%로 집계됐다.
지난달 19일부터 판매된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인기와 더불어 LG전자의 'V20'와 애플의 '아이폰7' 등 프리미엄폰이 출시를 앞두고 있어 선택약정 가입자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통 3사는 공시지원금 대신 요금할인을 선택하는 가입자가 늘어나는 것이 마냥 달갑지 않은 표정이다. 재무제표상 마케팅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지만 매출 감소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선택약정 가입자 비중이 가장 큰 SK텔레콤은 2분기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유일하게 감소했다.
공시지원금은 이통사와 제조사가 공동 부담하지만 선택약정 할인액은 통신사 홀로 부담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단말기와 요금제가 고가일수록 선택약정을 택하는 비율이 늘어난다. 공시지원금보다 할인 폭이 더 크기 때문이다.
갤럭시노트7은 98만8900원의 고가라 저가 요금제를 택해도 선택약정 할인액이 지원금보다 많다. 3만원대 데이터 요금제에서 지원금은 약 9만원이지만 선택약정(24개월 기준) 할인액은 15만원대다.
◆ "선택약정 가입자 꾸준히 늘 것"
10만원대 요금제에서 선택약정을 택하면 최고 52만원대를 절약할 수 있다. 지원금 최대 할인액(추가 지원금 포함 30만3600원)보다 20만원 이상 많다. 1년 이상 사용한다고 하면 요금할인을 선택하는 것이 이용자 입장에서는 더 이득인 셈이다.
한 판매점 관계자는 "약정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이 아니라면 공시지원금보다 할인액이 많은 선택약정을 택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갤노트7의 지원금이 요금할인액을 상쇄할 만큼 오를 가능성은 작아 보여 선택약정 가입자는 꾸준히 늘 전망"이라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요금할인이 더 유리하기 때문에 선택약정을 택하는 것이지만 통신사 입장에서는 지원금과 요금할인 둘 다 매출 감소로 이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정부의 권고와 이통사 간 합의에 의해 이 같은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