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까지…삼성·LG "'VR' 주도권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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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까지…삼성·LG "'VR' 주도권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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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업체들 속속 '출사표'…"유통 생태계 조성해야"
   
 

[컨슈머타임스 서순현 기자] 중국 가전업체 샤오미가 가상현실(VR) 신제품을 깜짝 발표한 가운데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삼성∙LG전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저렴한 가격과 준수한 성능이 결합된 제품들의 격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향후 기술력, 콘텐츠 등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가 중요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VR 유통 생태계 조성을 국내 업체들이 주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만큼, 삼성과 LG의 손익계산이 분주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中업체 VR시장 진출…삼성∙LG 점유율 뺏기나

10일 IT∙전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샤오미는 신제품 VR 헤드셋 '미 VR 플레이'을 발표했다.

출시일과 사양은 미정이나 소비자들의 관심을 끈 것은 가격이다. 샤오미는 미 VR 플레이를 49 위안(약 8000원)에 판매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샤오미는 베타테스터 100만명을 모집해 미 VR 플레이를 1위안(170원)에 제공하는 등 공격적인 제품 홍보를 이어가고 있다.

후발주자인 만큼 가성비를 내세워 보급량을 늘리는 방법으로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거대한 자금력을 지닌 중국 업체들이 속속 VR시장에 뛰어들면서 국내 업체들이 점유율을 뺏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글로벌 VR시장은 그 규모가 올해 22억달러(2조4000억원)에서 오는 2025년에는 800억달러(약 89조원)로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IT기업들의 새 격전지로 평가 받는다.

문제는 삼성∙LG전자가 VR기기 기술력 외에 콘텐츠 역량이 한참 떨어진다는 점이다.

국내 VR 콘텐츠 산업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삼성·LG 등 대기업조차도 경쟁력 있는 유통 플랫폼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 시장이 작고 공급도 미비하기 때문이다. VR 기기를 가진 소비자들도 몇 번 시험삼아 시연해보고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자체적으로 VR 콘텐츠를 제작하고 전용 플랫폼 '삼성 VR'을 개편하는 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역부족이라는 평이다. 이외에 일부 영상업체, 게임 업체들이 콘텐츠 개발에 나서고 있으나 소규모 업체나 스타트업이 상당 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VR 산업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그만큼 시장이 작고 이익이 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라며 "요즘 VR방이 개점하면 뉴스로 보도될 정도다. 그만큼 개업하는 경우가 적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기를 중심으로 발전해온 VR 시장은 향후 콘텐츠의 역할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018년부터 VR 콘텐츠 시장 규모가 기기 규모를 역전해 2020년에는 2.5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구글과 애플은 '플레이스토어', '앱스토어' 등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유통 플랫폼을 개발해 수십조원에 달하는 이익을 거두고 있다. 삼성∙LG전자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VR 전용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 "VR 성공가능성 제시해야"

지난 5월 구글은 VR 플랫폼 '데이드림'을 공개했고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독자 개발한 VR 유통 플랫폼인 '바이플러스'를 선보였다. 애플도 미디어기업 타임워너와 훌루에 인수를 제안하는 등 플랫폼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VR 콘텐츠 유통 플랫폼 개발은 아직 논의된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VR 관련 기기들이 발매된지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후속기기 개발에 대해서도 알려진 정보는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VR이 성공 가능한 발전방향을 명확히 설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학계 관계자는 "샤오미·화웨이 등 중국업체들이 저가 정책을 펼 경우 삼성∙LG전자는 이에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다"며 "기술경쟁력을 계속 확보해 나갈 수 밖에 없는데 VR 발전방향이 명확히 설정되지 않아 그마저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삼성과 LG는 본래 전자회사이기 때문에 콘텐츠 제작∙유통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한 편"이라며 "삼성과 LG가 VR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킬러 콘텐츠'를 만들어 VR의 성공 비전을 제시하고 그를 위한 유통 생태계를 조성해야 할 것"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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