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 빅딜' 삼성·LG전자 '일단관망'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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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T 빅딜' 삼성·LG전자 '일단관망'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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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델 등 M&A '지각변동'…"국내 기업 발 맞춰야"
   
 

[컨슈머타임스 서순현 기자] 소프트뱅크, 델 등 글로벌 IT기업들의 대형 인수합병(M&A)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관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양사 공히 '미래먹거리'에 대한 내부 논의가 마무리 되고 있는 만큼, 최고경영진의 과감한 투자판단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적지 않다.

꼼꼼한 시장평가가 전제된 기업 체질 개선을 위한 '몸집키우기'를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할 시점이란 얘기다.

◆ 대형 M&A로 IT업계 '지각변동'…삼성∙LG는 '소극적'

15일 IT∙전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IT 업계는 수십조원 규모의 M&A가 연이어 이뤄지며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소프트뱅크는 243억파운드(약 36조원)에 영국 반도체 설계 업체 암(ARM)을 인수했다. 델은 지난해 10월 세계 1위 데이터 저장장치 업체 EMC를 670억달러(약 76조원)에 사들여 최근 인수절차를 완료했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링크드인을 인수하는 262억달러(약 29조원)짜리 베팅을 했다. 최근 버라이즌은 야후의 핵심 인터넷 서비스를 인수하는 대대적인 거래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 M&A는 IT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이러한 'IT 빅딜'이 계속되는 이유는 각 기업이 정체된 주력 사업에 대한 반전을 노리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다른 분야의 전문 업체를 인수해 기존 기업 체질을 바꾸고 산업간 시너지를 이뤄보려는 복안이란 의미.

문제는 국내 대표 IT∙전자업체인 삼성∙LG전자가 대형 M&A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M&A·투자에 관심을 키우는 모습이다. 지난 10년간 삼성전자의 주요 기업 인수와 지분 투자는 총 23건 진행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1년 이전 M&A가 단 2건 이뤄진 것을 감안하면 매우 적극적으로 행보가 바뀐 셈이다.

스마트카, 사물인터넷(IoT) 등 분야에서 관련 사업이 확대되는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경쟁력 있는 기업 인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규모 면에서는 글로벌 기업들의 대형 M&A와 비교하기 힘들다. 이달 19일 진행된 중국 전기차 업체 BYD에 대한 투자도 5100억원에 그쳤다..

LG전자는 삼성전자에 비해 더 위축된 모습이다. 지난해 10월부터 LG전자는 자동차 전장사업 강화를 위해 독일 전자업체인 테크니샛의 자동차 사업부 인수를 추진했으나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LG전자의 M&A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으나 8월 현재까지 큰 변화는 보이지 않고 있다.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위한 M&A 시장 활성화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바이오, 자동차전장, IoT 등 미래먹거리에 대한 논의가 마무리 되고 있는 만큼, 성장을 위한 결합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강력한 경영진의 승부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 "M&A는 경쟁력…국내 대기업들도 발 맞춰야"

삼성전자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내부 개발을 진행했을 일도 요즘에는 M&A를 고려하는 경우가 늘었다"며 "비용이나 시간 측면에서 효율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IT업계의 대형 M&A 추세에 삼성∙LG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도 발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선문대 IT경영학과 백광현 교수는 "오너 경영 재벌 체제에 있는 국내 대기업들의 경우 쉽게 대형 M&A를 진행하기 쉽지 않다"며 "대기업들의 지배구조를 보면 고작 3~4%의 지분을 가진 오너 일가가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등, 큰 변화를 위한 추진력을 얻기가 어렵기 때문"라고 분석했다.

그는 "오너 가족 구성원 간의 이권 다툼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지배구조적 문제가 가장 크다"며 "설령 신규 사업이 진행된다 하더라도 대규모 투자 보다는 당장에 돈이 되는 사업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도 문제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백 교수는 "글로벌 유수 기업들이 M&A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만큼 국내 대기업들도 이러한 추세에 발을 맞춰야 하는데 벤처, 스타트업 수준 M&A에만 머물고 있어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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