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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캐피탈사들의 경영악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산은∙씨티캐피탈 인수전이 장기간 난황을 겪는 등, 업계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앞서 산은캐피탈 인수전은 '경쟁조건 불충족'으로 결렬됐다. 씨티캐피탈은 '노조반대'라는 암벽에 부딪혔다. KT∙무림캐피탈은 신용평가가 하향 조정되는 등 업계 전체의 '분위기 쇄신'이 시급한 모습이다.
◆ 산은 '조건 불충족'–씨티 '노조 반대'…인수전 '첩첩산중'
28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산은캐피탈과 씨티캐피탈은 최근 회사 매각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산은캐피탈 매각은 지난달 24일 '경쟁조건 불충족'으로 불발됐다. 최소 2곳이 예비입찰에 참여했어야 하지만, SK증권-YJA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만 단독 입찰했기 때문이다.
당초 미국계 사모펀드인 JC캐피탈 등 4곳의 국내·외 기업이 투자설명서(IM)를 수령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예비입찰에는 불참했다. 높은 인수가격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이 그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아주캐피탈 역시 매각이 무산됐었다. 당시 업계에서는 '자동차 금융' 파이가 줄어들면서 불어 닥친 '업황 악화'가 그 이유로 거론됐다.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자회사 씨티캐피탈의 매각을 두고 장기간 혼선을 빚고 있다. 씨티은행은 미국 씨티그룹의 방침에 따라 지난해 10월 씨티캐피탈 매각을 추진해왔다.
씨티은행은 지난 5월 러시앤캐시와 OK저축은행을 계열사로 거느린 아프로서비스그룹과 우선 협상을 벌여왔다. 그러나 씨티캐피탈 노조가 제시한 '고용승계' 관련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협상은 지난 10월 결렬됐다.
씨티은행은 '청산'으로 방향을 선회했지만, 노동조합이 매각을 요청하면서 아프로서비스그룹과의 재협상에 돌입, 지난 15일 주식 전량을 아프로서비스그룹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박진회 씨티은행장은 이번 매각과 관련해 "씨티는 지난 1967년 한국 진출 이래 한국 경제와 함께 성장해왔다"며 "앞으로도 국내·외 소비자에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성장과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씨티캐피탈 노조는 "교섭 중 통보없이 일방적인 매각이 이뤄졌다"며 반발하고 나선 상태다.
◆ 신용등급 줄줄이 하향…업계 위기감 고조
캐피탈사들의 위기감은 인수전뿐 아니라 각종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25일 KT캐피탈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기업어음과 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도 'A2+'에서 'A2'로 낮췄다.
아주캐피탈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A+'를 유지했지만 등급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강등됐다.
NICE신용평가 역시 지난 11일 KT·무림캐피탈의 장기 신용등급을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NICE신평은 KT캐피탈의 장기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단기 신용등급은 'A2'로 변경했다. 무림캐피탈의 장기 신용등급도 'BBB'에서 'BBB-'로 내렸다.
이에 대해 나이스신평은 "주력사업부문의 사업기반과 사업안정성이 떨어지고 경기침체로 자산건전성 악화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