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원유생산기업 잇단 '파산신청'…금융위기 이후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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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원유생산기업 잇단 '파산신청'…금융위기 이후 최대
  • 김동완 기자 dwkim@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12월 27일 09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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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원유생산기업 잇단 '파산신청'…금융위기 이후 최대

[컨슈머타임스 김동완 기자] 유가약세에 의한 경영난으로 파산신청을 한 미국 원유 생산기업들이 2008년 금융위기 이래 최다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휴스턴 크로니컬은 댈러스연방준비은행의 새로운 보고서를 인용해 올 4분기에 파산보호신청을 한 원유생산 기업이 9곳이라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미 파산보호신청을 한 기업들보다 그나마 사정이 괜찮은 기업들은 지출 삭감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산보호신청은 경영난 때문에 도산에 직면한 기업이 회생할 수 있게 도와 달라는 구조요청이다.

한 분기에 9개 원유 생산기업이 파산보호 신청을 한 건 2008년 시작된 대침체(Great Recession) 이후 처음이다.

이 같은 미국 원유기업의 파산보호신청 증가는 원유 가격 하락으로 인해 미국 원유기업들이 겪는 어려움이 커져가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다.

작년 6월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던 국제 유가는 유럽과 중국 등의 저성장과 맞물려 공급 과잉이 심화하면서 1년6개월 동안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이번 주 9%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배럴당 가격이 38달러 대에 머물러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원유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생산량을 줄이기는커녕 자체 할당량보다 많은 현재 산유량을 유지하고 있다.

생산단가가 높은 미국의 셰일 원유 생산업체들을 고사시켜 글로벌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키우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실제 OPEC의 의도대로 미국 원유기업들이 고비용-저유가 구조를 극복하는 게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모습이다.

댈러스연방준비은행은 보고서에서 지난 14개월 동안 7만명, 전체 원유업계 근로자의 14.5%가 일자리를 잃는 등 노동시장도 큰 충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내년에도 미국 원유생산업체의 어려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생산량은 서서히 줄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제재가 해제되면 이란이 하루 50만배럴의 원유를 추가 생산하고 OPEC은 현재 산유량을 유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공급과잉에 의한 가격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보고서는 내년 수요 대비 공급 초과량이 하루 60만배럴에 이를 것이라며 2017년까지는 공급과잉 현상이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에도 유가 약세가 예상됨에 따라 미국 기업들은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코노코필립스는 내년 지출 규모를 작년 대비 55% 줄일 예정이다.

마라톤오일은 60% 삭감하는 등 8개 에너지 업체가 대규모 경비 축소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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