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무역금융 빼돌려 외제차·호화생활 '덜미'
[컨슈머타임스 김동완 기자] 관세청이 무역금융을 빼돌려 외제차를 몰며 호화생활을 누린 조모씨 등을 적발했다.
14일 관세청에 따르면 외환조사 전문인력 13개팀(69명)으로 구성된 국부유출 수사전담팀을 지난 3월부터 가동해 특별단속을 벌인 결과 수출입을 악용한 무역금융 사기대출 2928억원과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한 재산국외도피 1528억원 등이 발견됐다.
비밀(차명)계좌를 통한 자금세탁 897억원도 적발됐다.
교역량이 늘고 외환거래 규모가 증가하면서 불법외환거래는 점점 지능화, 고도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불법 자본유출과 무역금융사기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특별 단속을 실시했다는 게 관세청의 설명이다.
관세청이 올 초 적발한 중소 금형업체 H사의 경우 제품값을 부풀려 허위수출하고 이 수출채권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H사 대표 조모(구속기소)씨는 올해 3월까지 291차례에 걸쳐 개당 원가 2만원짜리 플라스틱 TV 캐비닛 가격을 1만배인 2억원으로 부풀려 총 1563억원을 수출신고한 뒤 받은 1522억원의 수출채권을 시중은행에 매각했다.
조씨는 대출받은 돈 가운데 수십억원으로 고급 빌라에 거주하면서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 외제차량 10대를 타고 다니기도 했다.
A사의 경우 화물운송주선업자(포워더)와 짜고 자동차 부품을 베트남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것처럼 허위 선하증권을 만들어 은행에서 737억원 상당의 불법 금융대출을 받았다.
A사는 이를 해외에 투자하는 것처럼 꾸며 국외로 송금한 후 다시 몰래 들여와 회사운영자금 등으로 사용했다.
국내 면세점에 이탈리아산 명품 의류를 판매하던 K사는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영업하는 수법으로 수익금 1053만달러(약 125억원)를 홍콩으로 빼돌린 뒤 스위스나 버진아일랜드 등에 개설된 계좌에 숨겨두거나 국내로 반입했다.
관세청은 "앞으로도 무역거래를 악용해 재산을 국외로 빼돌리거나 건전한 수출입기업의 금융지원을 위축시키는 반사회적 부패기업을 철저히 단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