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근 부영 회장, 임금 인상 '통큰 경영'(?) 알고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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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근 부영 회장, 임금 인상 '통큰 경영'(?) 알고 보니…
  • 민경갑 기자 mingg@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06월 05일 07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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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고공행진 속 '쥐꼬리' 월급 이제서야 '평균'…"할 말 없다"
   
▲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컨슈머타임스 민경갑 기자]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단행한 전사적 연봉 인상이 '통큰 경영'은 커녕 열악했던 처우를 일부 해소한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실적 고공행진 속에서 높은 배당금을 챙겨간 이 회장과 달리 직원들은 경쟁사들 대비 박봉에 시달려왔던 터라 파격 행보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4일 재계에 따르면 부영그룹은 최근 임원진을 제외한 전직원 연봉 인상을 마무리 지었다.

부영그룹 직원 연봉은 지난달부터 직급에 따라 15~30% 상승했다.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이 넘는 인상폭을 기대할 수 있다.

부영그룹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 총액 15조7000억원으로 재계순위 22위를 기록했다. 매출 1000원당 수익은 지난 2008년 180원에서 지난해 255원으로 41.7% 뛰었다. 지난해만 놓고 보면 수익성은 20대 그룹 중 최고라는 평가다.

이 회장은 올해 계열사로부터 총 376억9300만원의 배당을 받았다. 100억원 이상의 비상장 배당자 중 가장 많은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영그룹 비상장사인 광영토건은 작년 순이익이 7억7000만원에 불과했지만 이 회장과 장남 이성훈 전무에게 100억원을 배당해 논란이 일었다.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그간 부영 직원들은 경쟁사 대비 낮은 임금을 받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기준 건설업계 대졸초임은 △대림산업 5230만원 △동아건설산업 5012만원 △포스코건설 5000만원 △현대엠코 4800만원 △GS건설 4700만원 △쌍용건설 4700만원 △삼성물산 4650만원 △포스코엔지니어링 4600만원 △대우조선해양건설 4600만원 △현대건설 4500만원 등 업체별로 차이를 보였다.

부영그룹 주요 계열사인 부영주택 기준 대졸초임 평균연봉은 3500만원. 재계순위 34위인 KCC의 KCC건설(3700만원)과 39위인 한라그룹의 한라건설(3980만원)보다 낮은 액수다.

부영 직원들이 이번 인상을 통해 겨우 경쟁사와 유사 수준의 연봉을 받게 됐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중근 회장의 '통큰 경영' 등 연봉 인상 결정을 둘러싼 세간의 호평과는 차이가 있다는 얘기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할 말이 없다"고 짧게 답했다.

업계 관계자는 "부영그룹 임금이 다른 기업과 비교했을 때 높은 편이 아니었다"며 "직원 임금이 대폭 인상된 것이 좋은 일이긴 하지만 이중근 회장이 마치 대단한 결정을 한 것처럼 알려진 경향이 없지 않아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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