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KB금융 회장 선임…금융업계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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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KB금융 회장 선임…금융업계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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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출고 2009년 12월 03일 0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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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회장 선임에 대한 논란과 관계없이 3일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키로 하면서 KB금융 회장 선임이 금융업계에 미칠 파장이 주목되고 있다.

 

단독 후보인 강정원 행장이 회추위의 압도적인 지지로 선임되면 외환은행과 증권사 인수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여 금융업계에 인수.합병(M&A) 바람이 본격적으로 불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 내부적으로는 회장, 행장 겸임 여부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회장 선임 절차가 연기되면 은행권 회추위 체제 등에 대한 문제제기가 거세게 일 것으로 보인다.

 

◇회장 선임 어떻게 되나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금융 회추위는 이날 오전 강 행장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병기 전 삼성경제연구소 대표가 후보를 사퇴하고 이철휘 캠코 사장이 면접 불참을 선언했지만 회추위는 일부 후보의 면접 불참이 일정 변경의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다.

 

회추위는 평판 조회 결과와 면접 심사 결과 등을 놓고 강 행장이 회장으로서 적임자인지에 대해 토론을 벌이게 된다.

 

회추위 위원들이 토론 후 만장일치로 강 행장을 지지하면 강 행장이 회장으로 내정되지만,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표결을 하게 된다.

 

표결에서 강 행장이 회장으로 내정되려면 9명의 회추위 위원 중 3분의 2인 6명 이상으로부터 찬성표를 받아야 한다.

 

만약 6표를 받지 못하면 회추위는 향후 일정에 대해 논의하게 되지만 작년 사례를 감안하면 찬성표가 6표 나올 때까지 재투표할 가능성이 크다. 작년 황영기 전 회장은 첫 투표에서 5표를 받았지만 재투표에서 6표를 얻어 3분의 2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회장, 행장 분리 여부 주목
강 행장이 회장으로 내정되면 3개월간 회장 대행 체제로 운영된 KB금융의 조직 안정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회장 선임 과정에서 나타난 불협화음을 없애 안팎의 우려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강 행장은 회장, 행장 선임 여부에 대한 견해를 밝혀 조직의 안정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

강 행장은 작년 회장 선임 때 회장, 행장 겸임을 주장했다가 회추위 표결에서 회장, 행장 분리를 주장한 황 전 회장에게 밀린 경험이 있다.

 

회추위 위원인 사외이사들이 KB금융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야 하는 회장과 은행 경영에 충실해야 하는 은행의 분리를 선호했기 때문이다.

 

이번 회장 선임 과정에서 강 행장의 장기 집권에 대한 우려가 나온 점 등을 고려하면 강 행장이 종전 견해를 바꿀 가능성도 있다.

 

◇금융업계 M&A 바람 거세질듯
강 행장이 회장으로 내정되면 은행권에 M&A 바람이 불 수 있다.

 

강 행장은 2006년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경험이 있으며 론스타의 계약 파기 이후로도 외환은행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KB금융이 외환은행 인수에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하나금융지주나 산은금융지주도 인수 전에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 회장은 지난달 한 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수.합병과 관련해 "국내외에서 가능성을 모두 보겠다"며 "홈베이스(국내)에서 좋은 기회가 있으면 잘 가꿔놓고 해외로 나가야 하며, 특히 외환은행에 대해서는 공개돼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금융위원회가 산은지주에 대해 외환은행 인수에 신경쓰지 말 것을 당부했지만 산은지주 직원들은 국내 수신 기반 확보를 위해 외환은행 인수에 긍정적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 회장도 비슷한 시기에 M&A와 관련해 "모든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는 것이며 거기에는 외환은행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KB금융은 푸르덴셜증권 인수 후보로도 꼽히고 있어 증권사 인수 바람이 불 수도 있다.
 
◇장기화 가능성 주목
그러나 이날 KB금융 회장 선임을 위한 회추위가 부결되거나 선임 절차가 중단 또는 연기되는 등의 변수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일련의 회장 선임 과정에서 끊이지 않는 잡음과 논란으로 이미지가 실추된 상태에서 단독 후보로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했을 때 투명성과 공정성 시비가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회추위는 표결에서 끝내 찬성표가 6표를 넘지 않으면 향후 일정을 재논의할 예정이다. 회추위가 후보군 21명 중에서 4명 이내로 면접 대상자를 압축하는 절차를 다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선임 절차가 지연되거나 중단되는 등의 상황이 발생하면 KB금융 회장 선임으로 인한 진통은 금융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선임 과정은 장기전으로 돌입할 전망이다. 특히 은행권 내부에서 회추위와 사외이사 제도 및 독립성 등에 대한 논란이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민간 금융회사에서 최고경영자(CEO) 선임을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라며 "금융회사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이미지만 나빠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선웅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소장은 "KB금융의 일부 사외이사는 자회사들과 채권이나 용역관계에 있다는 논란으로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지만 선임 과정에서 정치적인 압력이 개입됐을 가능성도 있어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 자체가 논란거리"라며 "이번 사태에서는 사외이사들의 독립적인 의사 결정이 보장되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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