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두바이 쇼크' 진정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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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두바이 쇼크' 진정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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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출고 2009년 11월 28일 0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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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정부 소유 최대 지주회사인 두바이월드가 채권단에 채무상환 연장을 요청했다는 사실상의 '모라토리엄' 선언 소식이 미친 금융시장의 쇼크가 일단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 증시가 27일(현지시간) 급락했지만 유럽증시가 반등하고 미국 뉴욕증시도 하락률이 지수별로 1.5~1.7%에 그치면서 우려했던 것만큼 충격을 받지는 않는 모습을 보였다.

월가의 전문가들도 두바이발 쇼크를 새로운 위기라기보다는 증시 등 금융시장의 조정 신호로 보는 견해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불안심리 진화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이 결국 금융위기라는 예상치 못한 대파국으로 이어질 것으로 당초 예상되지 않았던 것처럼 두바이발 쇼크가 신흥시장의 유동성 문제 확산 등 어떤 형태로 전개될지 알 수 없어 불안감은 여전한 상태다.

이날 뉴욕증시는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200포인트 넘게 떨어지는 등 주요 지수가 2% 넘게 떨어지는 급락세로 출발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낙폭을 줄였다. 다우지수는 전거래일 보다 1.48% 하락한 10,309.92에 거래를 마쳤고, 나스닥종합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7%대의 하락률을 보였다.

유럽의 런던, 파리, 독일 증시도 급락세로 출발했지만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제한적인 것이라는 기대로 반등에 성공하며 1% 안팎의 상승세로 장을 마쳤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의 FTSE 100 지수는 0.99%, 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의 DAX 30 지수는 1.27%, 프랑스 파리증권거래소의 CAC 40은 1.15%씩 올랐다.

26일부터 불거진 두바이발 악재가 이틀을 지마면서 금융시장의 공포가 빠르게 진정되는 모습인 셈이다.

미 경제전문 방송 CNBC는 두바이발 쇼크 이후 금융시장에 패닉 보다는 신중함이 우세한 상황이라면서 두바이 쇼크가 투자자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지만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월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두바이발 쇼크가 금융시장을 위기로 빠뜨리기보다는 그동안 예상돼왔던 증시 등을 조정을 가져오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계 최대의 채권투자회사 핌코(Pimco)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상승세를 이어온 주식시장에 조정의 촉매가 될 뿐 새로운 위기발생의 신호는 아니다며 "시장의 조정이 어느 정도까지 이뤄지는지 두고 보자"고 말했다.

마켓워치도 이번 두바이 쇼크가 국제 금융시장에 진정한 '스트레스 테스트'가 될 것이라면서 글로벌 경제가 이번 문제를 더 큰 타격 없이 극복할 경우 이번 문제가 세계 경기회복을 향한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두바이의 문제가 더 깊어질 것이란 우려도 여전하다. 특히 UAE의 아부다비 정부가 두바이에 대한 지원 제공에 나서지 않을 경우 금융시장의 불안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지배적이다.

유럽 은행을 중심으로 두바이에 자금이 물린 금융권들은 채권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 손실이 늘어나 다시 부실의 늪에 빠질 수도 있다. 크레디스위스는 유럽 은행들이 최대 400억달러를 두바이에 물렸을 수도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두바이 쇼크의 불안감은 미 증시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 지수가 급등하고 미 국채와 달러화 등 안전자산 가격이 오른 것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인덱스는 이날 0.2% 올랐고, 10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이달 들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또 이번 문제로 두바이로 대표되는 신흥시장의 재정상태 건전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라 다른 개도국으로 신용 경색 등 불안이 확산될 경우 이 국가들의 실물경제에도 악영향이 예상되고 세계 경제의 회복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이날 보고서에서 두바이의 채무 불이행이 신흥시장으로의 자금 흐름을 막아 유동성 문제를 불러오고 금융위기로부터 회복에 차질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두바이의 위기가 위험자산 투자에 이미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리스크를 더 줄이도록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금융계가 두바이에 이어 어느 국가가 문제가 될 수 있을지 점검에 들어가고 이 과정에서 신용경색 현상이 확산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헝가리 등 동구권과 아일랜드, 그리스와 같이 빚이 많은 국가들이 채무 상환 압박에 시달려 자금사정이 나빠질 것으로도 우려되고 있다.

세이젬 어셋 매니지먼트의 팀 세이모어는 "투자자들이 다른 신흥시장도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건전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주의깊게 들여다볼 수 있다"고 CNBC에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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