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회계법인, 부실감사-실적악화 '벼랑 끝'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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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회계법인, 부실감사-실적악화 '벼랑 끝' 위기
  • 민경갑 기자 mingg@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02월 20일 01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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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기업과 장기 계약, 감사대상 유착 의혹…"성장세 둔화 사실"
   
 

[컨슈머타임스 민경갑 기자] 삼일회계법인(회장 안경태)이 잇따라 부실 회계감사 논란에 휘말리며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특정 기업의 감사를 장기간 맡으며 부정행위에 대한 의혹을 키우는가 하면 분식회계를 제대로 감시하지 못해 피해를 입은 주주들과 법정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시장포화에 따른 저가 수주경쟁 등으로 악화된 실적도 고민거리.

여기에 사회적 비난 여론까지 최근 고개를 들면서 유∙무형적 타격이 한동한 삼일회계법인을 감쌀 것으로 분석된다. 

◆ 삼일회계법인, 잇단 부실감사 의혹

20일 관련 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일회계법인은 국내 100대 기업 중 35곳과 계약을 맺고 있다. 장기계약을 이어가고 있는 곳도 상당수다. LG화학은 13년, LG전자와 삼성생명 12년, 아모레퍼시픽과는 8년째 거래 관계다.

한 회계법인이 특정 기업의 감사를 장기간 맡으면 감사인과 피감사인 사이에 담합이 발생할 여지가 많아진다는 지적이다.

사회적 여론을 의식한 기업들이 삼일회계법인과 거래를 끊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삼일회계법인 일감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삼일회계법인을 둘러싼 부실감사 의혹도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감독원은 작년 말부터 대우건설의 회계처리기준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분식회계 사실이 드러나면 외부감사를 담당했던 삼일회계법인에 대한 제재조치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법원은 코스닥 상장업체 포휴먼의 분식회계를 적발하지 못한 삼일회계법인에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에게 140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실적마저 악화되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2012년 순이익 48억원을 기록했다. 2011년 74억원, 2010년 98억원과 비교하면 2년 만에 반 토막 난 셈이다.

국내 회계법인 수는 △2011년 123개 △2012년 125개 △2013년 131개를 기록했다. 시장포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수익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삼일회계법인과 함께 '빅4'로 불리는 딜로이트 안진·삼정·한영회계법인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 "회계법인-감사대상 유착 의혹, 장기계약 지양"

삼일회계법인 서동규 부대표는 "외국에서는 기업이 감사인을 변경하면 '회사에 무슨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회계법인을 자주 바꾸면 감사 대상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원활한 감사수행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들이 대외적인 신임도와 업무능력이 높은 회계법인을 선택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려운 정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 이기웅 부장은 "기업이 특정 회계법인과 장기적으로 계약을 맺으면 질 높은 감사를 기대할 수는 있다"면서도 "회계법인과 감사대상의 유착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만큼 장기계약은 지양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행법상 이를 조정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며 "제도개선 등 전문가들이 대안을 논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돼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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