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이지연 기자] KT 자회사 직원이 연루된 3000억원대 사기 대출 사건과 관련, 금융당국이 일부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직원의 공모 정황을 포착하고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금융회사들은 대규모 소송전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9일 경찰과 금융권에 따르면 KT ENS 직원 김모씨와 납품업체에 대출해준 금융사에 기존 하나은행, 농협은행, 국민은행, 저축은행 10곳 외에 저축은행 4곳이 추가됐다.
대출 손실은 하나은행 1624억원, 농협은행 189억원, 국민은행 188억원 등 시중은행이 2001억원이다. 저축은행은 BS저축은행이 234억원으로 가장 많다. OBS저축은행, 현대저축은행, 인천저축은행, 우리금융저축은행, 아산저축은행, 민국저축은행, 공평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까지 더하면 저축은행에서만 800억원이다.
저축은행 4곳이 추가된데다 금융당국은 계좌 추적 등을 통해 돌려막기에 연루된 금융사를 더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어 피해금액은 당초 30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40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과 금융당국은 이번 사건이 KT ENS 직원 김모씨와 납품업체의 공모만으로는 성사되기 어렵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대출과 연루된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내부 직원의 관련 정황을 파악해 조사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내부 직원 공모 정황이 있어 대출액이 큰 금융사를 중심으로 금융당국이 정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두고 금융사간 대규모 소송전도 진행된다.
하나은행에 대한 지급보증 기관인 신한금융투자 등은 대형 법무법인에 법률의견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쟁점은 허위매출에도 보증기관인 한국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의 지급의무가 발생하느냐는 것. 신디케이트론을 일으킨 농협은행·국민은행의 책임비율도 따진다.
농협은행과 국민은행은 매출채권이 위탁된 '은하수1·2차' 유동화전문회사(SPC)의 자산담보부대출(ABL·Asset Backed Loan) 책임비율을 놓고 소송이 예고됐다.
해당 ABL은 신탁은행인 농협은행이 일으켰으며 국민은행이 참여해 1대1의 비율로 수익을 배분하는 구조다. 계약 단계부터 공동으로 이뤄진 신디케이트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