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국민은행 도쿄지점 불법대출 4000억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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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국민은행 도쿄지점 불법대출 4000억 확인
  • 장애리 기자 apple@cstimes.com
  • 기사출고 2013년 12월 29일 15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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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장애리 기자] 비자금 의혹에 휩싸인 국민은행 도쿄(東京)지점이 5년 넘게 4000억원대의 불법 대출을 내준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이원곤 부장검사)는 300억엔에 가까운 자금을 대출 자격이 안되는 기업체 등에 빌려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으로 국민은행 도쿄지점 전 지점장 이모(57)씨와 부지점장 안모(53)씨를 구속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2010년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133차례에 걸쳐 289억엔, 안씨는 2007년 6월부터 2011년 11월까지 140차례에 걸쳐 296억엔의 대출을 부당하게 내줘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대출은 대부분 이들의 공동범행으로 이뤄졌다. 전체 불법대출 규모는 약 300억엔으로 두 사람이 함께 근무하며 범행이 집중된 2010∼2011년 환율을 적용하면 한화 4000억원 안팎일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감독원 조사에서 확인된 1700억원의 배를 뛰어넘는 액수다.

국민은행은 이들의 불법대출로 발생한 부실채권의 일부를 최근 매각해 540억원의 손해를 입었고 피해액은 앞으로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는 게 검찰의 전망이다.

검찰은 불법 대출과 함께 뒷돈이 오간 사실을 일부 밝혀내고 돈의 흐름과 추가 리베이트를 확인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이씨에게 9000만원의 리베이트를 건넨 홍모(52)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증재 등의 혐의로, 불법 대출을 받은 차주의 부탁으로 1억6000만엔(한화 16억1000만원)을 국내로 몰래 들여온 A(42)씨를 외국환관리법 위반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밀반입된 엔화 가운데 일부가 이씨와 안씨에게 흘러들어간 사실을 확인하고 거액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으로 추정되는 차주 B씨를 송환하기 위해 일본 수사당국과 사법공조에 나섰다.

검찰은 이씨가 국내에 유입된 비자금을 상품권으로 바꿔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도 살폈다. 그러나 백화점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이씨의 동생이 수수료를 적게 낼 목적으로 상품권을 대량 구입해 쓴 것으로 확인돼 비자금이나 로비 의혹과는 무관하다고 결론지었다.

검찰은 국민은행 도쿄지점에 대해 집중감사를 벌이고 있는 금융감독원 및 일본 금융청과 협력해 실제로 비자금이 조성됐는지, 이씨가 일본에 차명으로 보유한 재산은 없는지 수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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