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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성수 기자]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1일(현지시간) ECB 월례 통화정책회의가 기준 금리를 0.5%로 동결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ECB 정책 결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투명성을 높이고 "시장과도 더 소통해야 할 시대가 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유럽중앙은행(ECB)이 주요 중앙은행으로는 유일하게 고수해온 통화 정책 회의록 비밀주의가 깨질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드라기의 발언은 ECB 6인 집행이사회 소속인 베누아 퀘르(프랑스)와 외르그 아스무센(독일) 두 이사가 회의록 공개를 이례적으로 공동 촉구한 데 이어 나왔다.
ECB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와 일본은행 및 영국 중앙은행인 뱅크 오브 잉글랜드(BOE) 등이 통화정책회의가 있고 1개월 남짓 후 회의록을 공개하는 것과는 달리 30년간 비밀로 유지하는 정책을 고수해왔다.
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 가운데 이처럼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는 곳은 ECB가 유일하다.
ECB는 통화 정책이 유럽 각국 출신인 23명의 통화정책이사회에서 결정되는 만큼 회의록 공개가 '정치적 압박'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비공개 이유를 설명해 왔다.
그러나 드라기는 1일 회견에서 회의록 공개 의사를 직접 드러내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 퀘르와 아스무센 두 이사도 앞서 회의록 공개를 공동 촉구하면서 "이사회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회의록 공개가 소수 의견이냐는 질문에 "모든 의견은 항상 소수로 출발해 다수 견해가 된다"고 답변함으로써 아직은 ECB 이사회에서 소수 견해임을 시사했다.
드라기는 지난달 통화정책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이례적으로 금리를 '선제 안내'(forward guidance)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그는 "상당 기간 지금의 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시장을 안심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이런 제스처는 ECB의 오랜 금기를 깬 것이다.
연준과 일본은행 등은 이미 금리 선제 안내에 나섰으며 캐나다 중앙은행장을 지낸 마크 카니가 갓 취임한 BOE도 내주 선제 안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자에서 ECB가 올가을 회의록 공개 여부에 관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으나 더 자세한 내용은 전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