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지 2개 '묶음판매' 쓰레기 양산 낭비 부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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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지 2개 '묶음판매' 쓰레기 양산 낭비 부채질
  • 최미혜 기자 choimh@cstimes.com
  • 기사출고 2012년 10월 09일 0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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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소형가전 대세속 '2개단위' 부적합…전문가 "기업이 바뀌어야"
   
  ▲ 2개 이상씩 묶음으로 판매되고 있는 건전지.

"2개 이상 묶음 판매,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에너자이저, 벡셀, 듀라셀 등 건전지 브랜드들 사이에 관행화 돼 있는 묶음판매 방식에 변화의 조짐이 일고있다.

1인가구 급증에 발맞춰 건전지 1개로 작동하는 소형가전이 속속 등장하면서 최소 '2개단위' 구매방식에 의문을 제기하는 소비자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 건전지 1개만 필요한데 무조건 2개 사라고?

최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가족형태 국가비교 및 한국의 추이 분석' 자료에 따르면 전체 가구 중 1인가구 비율이 1990년 9.1%에서 2010년 24.2%로 3배 가까이 뛰었다. 올해 안에 450만, 2035년에는 762만 가구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다.

이런 가운데 소형 주택과 가전을 비롯한 각종 '미니' 제품들이 소비자들 사이에 인기를 얻고 있다. 전자 시계, 리모컨, 조명기구 등 혼자 사는 소비자들을 위한 소형가전이 대다수다. 건전지 1개를 전원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문제는 이 같은 생활패턴의 변화 흐름에도 불구하고 필요에따라 건전지 1개를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데 있다.

대형마트, 편의점 등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건전지의 최소 판매단위는 2개인 것으로 파악됐다. 가령 건전지 1개로 작동되는 탁상시계가 멈추면 어쩔 수 없이 2개 이상을 구입해야 한다는 얘기다.

사용하고 남은 건전지는 버리거나 별도로 보관해야 하지만 건전지는 자연 상태에서도 방전돼 오래 둘수록 성능이 떨어진다. 당장 쓰지 않는 건전지는 '쓰레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소비자 의지와는 무관하게 건전지를 필요 이상으로 구입하고 낭비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업체들은 당장의 판매방식 변경은 어렵다면서도 일정정도 변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 "2개 이상 묶음 판매, 낭비로 이어져…"

벡셀 관계자는 "(건전지를) 1개씩 판매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아직은 (1개를 필요로 하는) 시장이 작다"고 말했다. 소비자의 구매패턴이 변하면 판매정책을 바꿀 수 있다는 의미가 녹아 있다.

에너자이저 관계자는 "현재는 건전지를 2개씩 필요로 하는 제품이 많아서 그렇게 (2개이상씩 묶어서) 판매하고 있다"며 "향후 트렌드에 변화가 있다면 낱개단위 판매와 관련해 방향을 결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경쟁업체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낱개 판매가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득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2개 이상 묶음 판매는 경우에 따라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며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수요를 먼저 파악해 필요에 맞게 만들고 포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2개를 한꺼번에 구매했을 때 개당 가격보다 1개를 구매할 때 값이 조금 더 비싸도 필요한 양만큼 살 수 있다는 측면에서 후자가 합리적인 소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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