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을 공개한 기업들은 절반가량이 예상 평균(컨센서스)을 10% 이상 웃도는 호실적을 냈다. 실적이 부진한 어닝쇼크(실적충격) 업체까지 포함하더라도 기업들의 총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보다 15% 많았다.
통상 대형주는 10%, 중.소형주는 20~30% 격차를 기준으로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 여부를 가늠하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적으로 어닝서프라이즈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 '너도나도' 서프라이즈!
26일 증권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실적을 공개한 42개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본사기준 총 6조2천428억원으로 컨센서스 5조4천228억원을 8천200억원(15.1%) 웃돌았다.
분석 대상 기업은 3개 이상의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실적전망치를 발표한 곳이다.
업체별로는 절반에 이르는 20곳(47.6%)이 10% 이상 많은 영업이익을 냈다.
LG디스플레이는 2천260억원으로 예상치 1천168억원의 갑절에 달했다. 삼성전기도 290억원(84.8%) 많은 632억원을 달성했다. 한국전력은 4천억원 이상 적자가 예상됐지만 정작 2천335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휴맥스가 예상을 55억원(50.3%) 웃도는 166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했다.
그밖에 대림산업(26.0%), GS건설(26.5%), LG화학(22.0%), 넥센타이어(34.1%), 제일기획(32.0%), 크레듀(26.5%) 등도 예상치와 20~30%대 격차를 보이며 어닝서프라이즈 대열에 가세했다.
예상보다 10% 이상 적은 영업이익을 낸 '어닝쇼크' 업체는 6곳으로 전체의 14.3%에 불과했다.
SK에너지는 1천776억원으로 예상치 4천62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고, 삼성물산과 에스원 등도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포스코도 업계 전망보다 33.7% 부진한 '성적'을 내놨다.
◇ 시총 '빅5'…깜짝실적 분위기 주도
무엇보다 시가총액 상위 5위권내 종목들이 실적호조 분위기를 주도했다.
삼성전자와 포스코, 한국전력, LG전자, 현대차 등 5개 업체의 2분기 영업이익은 2조8천392억원으로 시장예상 2조1천26억원보다 무려 7천366억원(35.0%) 많았다.
LG전자와 현대차가 두각을 나타냈다.
LG전자는 6천억원 안팎의 영업익이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7천억원을 훌쩍 넘겼고, 글로벌 기준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1조원대를 분기 영업익을 달성했다. 현대차도 수출과 내수 부문에서 동시에 실적 호조를 보이면서 6천573억원의 영업익을 달성했다. 5천억원 정도일 것이라는 예상을 30% 뛰어넘은 것이다.
한국전력은 작년 동기 대비, 전기 대비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영업이익이 1조636억원으로 예상보다 9.2% 적었지만, 이달 초 실적가이던스로 시장의 '눈높이'가 부쩍 높아진 것으로 감안하면 사실상 깜짝실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대형주 중심으로 실적개선 분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포스코는 어닝쇼크 우려에도 오히려 2분기를 '바닥'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호평을 얻기도 했다.
◇ 미국 기업 깜짝실적에 글로벌 증시도 '활짝'
미국에서도 깜짝실적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주요 기업들이 대폭 영업이익을 낸 우리나라와는 달리 '우려했던 것만큼 나쁘지는 않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는 모습이다.
SK증권에 따르면 지난 22일까지 실적으로 발표한 S&P500지수 107개사의 2분기 실적(주당순이익 기준)은 작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절대 수치만 보면 부진하지만, 시장 예상치가 -34%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개선된 것이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구글, 애플, 야후 등 업종 대표기업들이 시장 예상치는 물론 작년 동기와 비교해서 개선된 실적으로 내놓으면서 '실적 랠리'가 절정에 이르고 있다.
미국 월가에서는 S&P500 기업의 70%가량이 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을 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같은 낙관론에 힘입어 지난주 미국 다우지수는 6개월 만에 처음으로 9,000선을 넘어서고 나스닥지수는 23일까지 12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침체기에서 회복 국면으로 턴어라운드하는 시점에서는 원가 절감이나 판매관리비 감소 등 기업 내부적인 비용 요인에 의해 영업이익이 크게 변동하기 때문에 매출과 달리 이익 부문에서 격차가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조사대상 42개 국내기업의 2분기 매출은 96조7천4억원으로 컨센서스 94조5천666억원에 거의 부합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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