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뚝 떨어지자…'달러 예금'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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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금리 뚝 떨어지자…'달러 예금'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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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김하은 기자 | 최근 시중은행 달러 예금에 돈이 몰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자 수출입 기업과 개인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원화 환율은 7개월 만에 1300원대에 진입하며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와 함께 관세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달러 가격이 하락한 탓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은 지난달 기준 626억45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말(577억1400만 달러) 대비 49억3100만 달러 증가한 규모로, 한화 6조8000억에 해당한다. 

5대 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은 올 초부터 꾸준히 내림세를 보이다 이달 들어 반등했다. 실제 올해 △1월 635억2900만 달러 △2월 600억600만 달러 △3월 580억2000만 달러 △4월 577억1400만 달러로 집계되며 4개월 연속 하락했다가 전월 들어 확연하게 오름세를 나타냈다. 

반면 은행권의 예금금리는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반영된 결과다.

지난달 기준 주요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는 연 1.8∼2.8% 수준에 그친다. 지난해 초만 해도 3%대 후반의 이자를 제공했던 것을 고려하면 1%대까지 주저앉은 셈이다.

이처럼 달러 예금의 증가세는 요동치는 환율 변동에 대비해 달러를 선매수하려는 수출입 기업과 개인투자자들의 수요가 확대된 영향이다. 통상 달러 예금의 경우 달러 가치가 오르면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달러 예금 금리도 미국 금리 기준으로, 현 시세를 반영하면 최대 연 4.5% 수준이다.  

올해 초만해도 1460원대였던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현재 1300원 후반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장중 1360.5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1400원대 환율이 익숙한 투자자들은 수개월 만에 찾아온 약달러 현상에 환차익을 노리기 위해 달러 매수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다. 환율이 떨어진 약달러인 지금이 '저점'이라고 판단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외화예금 예치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올해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1480원대까지 치솟자 환차익을 실현하기 위한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몰리며 달러예금 잔액이 감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환율이 안정세에 접어들자 달러 예금 잔액이 빠르게 늘고 있다. 여기에 은행들이 지난해부터 해외여행 수요를 겨냥한 호환전 수수료 면제 혜택과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외화예금 상품을 대폭 늘리면서 외화 예치금액이 확대된 것이다.

미국의 재정정책 불확실성과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비하려는 수출입 기업들의 선제적인 달러 확보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대표적 결제 통화인 달러의 환율이 저점일 때 미리 사두면 결제 단가를 줄일 수 있어서다. 

금융권 안팎에선 달러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발 관세 유예가 반복되며 무역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있어서다. 이렇게 되면 달러 예금 수요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은행권 관계자는 "미국 관세, 재정정책 불확실성 등의 이유로 미국 금융시장으로부터 투자자들이 이탈하려는 경향이 강해지며 탈달러화 현상을 초래했다"면서 "대미 수출로 이득을 보고 있는 국가들에게 미국이 통화가치 절상 압박 행사로 달러 약세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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