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런 이를 하얗게' 미백치약 효과 믿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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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런 이를 하얗게' 미백치약 효과 믿었는데…
  • 민경갑 기자 mingg@cstimes.com
  • 기사출고 2012년 08월 13일 0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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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청 "과산화수소수 산도 낮아" 의문… 가격은 일반의 2배
   
 

"미백치약으로 괄목할만한 미백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식약청 관계자)

아모레퍼시픽, 애경, LG생활건강 등의 업체가 내놓고 있는 기능성 미백치약의 성능이 소비자들의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예상된다.

미백작용의 핵심 성분인 과산화수소 함량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 원인으로 파악됐다.

◆ 미백치약, 비싼데 효과는 '글쎄'?   

주부 박모씨는 최근 1개월간 LG생활건강의 미백 전용치약 '페리오 클라이덴 화이트닝 솔루션' 을 꾸준히 사용했다. 미백효과까지 볼 수 있다는 안내에 기존에 사용하던 일반 치약 대신 '기능성' 치약을 골랐던 것. 그러나 한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치아색이 밝아졌다는 느낌은 받을 수 없었다.

박씨는 "처음에는 효과를 기대하고 지속적으로 치아의 색을 확인했지만 이제는 미백 효과에 의심이 생긴다"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사용했지만 다음에 치약을 살 때는 기존에 사용했던 치약을 다시 구매하려 한다"고 말했다.

12일 생활용품 업계 및 의료계에 따르면 소비자들 사이에 미백치약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언급한 업체들이 각각 2~3개의 제품을 출시하고 있을 정도다.

LG생활건강의 '페리오 클라이덴 화이트닝 솔루션', '페리오 46cm 화이트 나우' 아모레퍼시픽의 '메디안 화이트 페이스트', '덴탈IQ 미백케어' 애경의 '2080 샤이닝 화이트' 등 종류만 수십여가지에 이른다.

미백기능이 함유된 치약들은 같은 용량 대비 일반치약에 비해 소비자가격이 높다. 홈플러스 기준 LG생활건강의 '페리오 화이트나우(120g)'는 100g 기준 약 2000원인 반면 일반치약인 '페리오 치약 캐비티케어'는 약 900원으로 2배 이상의 가격차를 보이고 있다

치아미백은 과산화수소수의 화학작용을 통해 이뤄진다. 미백치약도 동일한 원리로 진행된다.

그러나 치과 미백의 경우 과산화수소수가 6%에서 최대 15%의 산도를 가지는 반면 시중의 미백치약은 3%대다. 핵심성분함량에서 차이가 벌어지는 만큼 치약을 통한 미백효과는 거두기 힘들다는 얘기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외부 기관에서 이미 임상실험을 마치고 효과를 입증 받은 제품"이라며 "다만 미백치약만으로 치과의 시술 효과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실험 결과 자사 제품을 꾸준히 사용했을 때 치아가 83% 밝아졌다"고 덧붙였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치과대학에서 임상실험을 진행해 개선율 데이터를 확보했다"며 "미백 효과를 낼 수 있는 치약 제품임을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인증 받았다"고 설명했다.

◆ "치과의 시술 효과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취재결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생활용품 업체가 제출한 임상실험 보고서만 검토한 뒤 미백치약 허가를 내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객관적 데이터가 전무한 상태로, 업체 측의 주장이 고스란히 반영될 개연성이 높은 만큼 성능을 확신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각 업체들은 제품을 '미백치약'이라고 표방하기 위해서 임상실험 결과와 효과를 입증하는 보고서를 제출한다"며 "따라서 식약청은 제품이 미백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만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미백치약은 과산화수소의 화학작용으로 치아의 색을 하얗게 바꾼다"며 "하지만 의약외품으로 분류된 제품은 과산화수소의 함량이 3%미만이기 때문에 치약으로 괄목할만한 미백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성능상 한계를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업체 측이 제시한 각종 자체 보고서와는 온도차가 크다. 시중에 풀린 미백치약의 판매량에 일정정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컨슈머타임스 민경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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