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곽민구 기자 | 장르 다변화로 반등을 꾀했던 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자사의 강점인 MMORPG(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를 통해 부활의 신호탄을 쏜다.
엔씨(NC)가 신작 '아이온 2'를 통해 'MMORPG 명가' 타이틀 회복과 동시에 '연간 2조 원 매출 달성'이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엔씨는 지난달 29일 아이온 2의 첫 라이브 방송 'AION2NIGHT(아이온투나잇)'를 통해 게임 핵심 콘텐츠를 소개했다.
백승욱 최고사업책임자(CBO)는 "아이온 2는 전편인 '아이온'의 완전판을 목표로 개발 중"이라며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게임의 세계관과 월드, 클래스(직업), 던전 등 핵심 콘텐츠가 담긴 인 게임 영상을 최초로 공개했다.
김남준 개발PD는 △원작으로부터 200년 후의 세계관 △원작 대비 36배 규모로 개발 중인 게임 내 월드 △전 지역 비행이 가능한 시스템 △원작의 정체성을 계승한 8종의 클래스 등 핵심 콘텐츠를 소개했다.
이 게임은 방대한 PvE(플레이어 대 환경) 콘텐츠가 특징으로 올해 4분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언리얼 엔진 5'로 개발 중이며, 이용자 편의성을 고려해 PC와 모바일 모두에서 즐길 수 있는 크로스 플랫폼을 지원한다.
아이온 2는 엔씨에게 매우 중요하다. 엔씨는 '리니지' IP(지식재산권) 부진과 신작 흥행 실패 등으로 위기가 이어지고 있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엔씨도 아이온 2를 부활 신호탄으로 여기고 있다. 엔씨는 내년 매출 목표 가이던스를 최소 2조 원으로 발표했다. 레거시(기존) IP의 지속적인 확장과 올해 하반기 신작 출시 효과 등을 반영해 산출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신작 라인업 성과에 따라 최대 2조5000억 원까지 매출 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엔씨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비용 및 조직 효율화를 지속하면서 레거시 IP 기준으로도 영업이익을 낼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라며 "내년까지 아이온 2와 'LLL'을 비롯한 대작들이 출시되는 만큼 매출 가이던스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아이온 2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흥행 가능성을 점치는 쪽은 △여전한 MMORPG 장르 수요 △아이온 IP △PC 중심 고퀄리티 게임 제작 등을 거론했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글로벌 MMORPG 장르 수요가 많지만 제대로 된 게임이 부족하다"라며 "먼저 깃발을 꽂는 회사가 위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엔씨가 구체적인 내년도 매출 가이던스를 제시한 것은 아이온 2에 대한 내부 확신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스팀 기반 대형 화면 환경과 PvE 콘텐츠(몬스터나 던전과의 전투)를 중심으로 글로벌 유저 수요에 부합하는 고퀄리티 게임으로 개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아이온은 한때 국내 PC방 점유율 160주 연속 1위를 기록한 충성도 높은 IP"라며 "30~40대 구매력 있는 대기 수요가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저조한 성과를 예상하며 부정적인 예측을 내놨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아이온 2는 기존 MMORPG 이용자층을 겨냥한 만큼 장르 의존도가 높은 전체 매출 구조상 신작 효과가 제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난 2년간 MMORPG 1종과 비(非)MMO 4종 등 여러 신작을 출시했지만, 모두 시장 안착에 실패했다"라며 "이번 신작이 과거와 다른 성과를 낼 것이라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최승호 DS투자증권 연구원도 "기존 IP 매출은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만, 신작 매출 6000억 원~1조 원은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어려울 수 있다"라며 "아이온 2는 자동사냥을 배제하고 PC 중심으로 기획된 실험적 성격이 강한 게임으로, 국내 시장 성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많은 것이 드러난 것이 아닌 만큼 게임의 성공과 실패를 예단하기 어렵다"라며 "아이온이 리니지 못지않게 검증된 IP인 만큼 걱정보다는 기대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