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맛' 다시 꺼낸 식품가…브랜드 '복각 마케팅'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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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 맛' 다시 꺼낸 식품가…브랜드 '복각 마케팅' 강화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5년 06월 17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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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반세기 전 라면과 초콜릿이 다시 돌아왔다. 식품 브랜드들이 나이를 앞세워 자사 헤리티지를 소비자와 공유하는 방식으로 '복각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복각(復刻)'은 과거에 출시됐던 제품을 원형 그대로 다시 만들어 내는 것을 뜻한다. 과거 제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뉴트로 마케팅'과 달리 복각은 출시 연도와 당시 제품 디자인을 그대로 되살리는 것이 중점이다. 

최근 식품업계에서는 복각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의 역사와 정체성을 부각하고 있다. 단순히 옛 제품을 소환하는 데 그치지 않고, 브랜드가 축적해온 시간과 경험을 하나의 '자산'으로 활용해 소비자와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접점을 넓히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러한 흐름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농심'과 '롯데웰푸드'다. 두 기업 모두 각각 창립 60주년과 가나초콜릿 출시 50주년을 맞아 제품 복각과 함께 브랜드 연혁과 출시 연도를 중심에 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진행 중이다. 

농심은 창립 60주년을 맞아 1975년 출시했던 '농심라면'을 다시 내놓았다. 해당 제품은 '형님 먼저, 아우 먼저'라는 광고 카피로 인기를 끌며 소비자에게 특별한 추억으로 남아있는 제품이다. 1978년 기업 사명(社名)을 바꾸는 계기가 될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농심은 1975년 출시 당시 레시피를 기반으로 하되, 맛과 품질은 최근 소비자 입맛에 맞게 업그레이드 했다. 제품 패키지는 출시 당시 디자인을 계승해 '복각'의 맛을 살렸다. 그 결과 출시 초기에는 주요 대형마트에서 품절이 될 만큼 큰 인기를 끌었고, 출시 3개월 만에 1000만봉 판매를 돌파했다.

창립 60주년을 맞아 신라면(1986년)·짜파게티(1984년)·안성탕면(1983년)·너구리(1982년) 등 주력 라면 4종의 역사를 담은 '히스토리 패키지'도 한정 출시했다. 해당 제품의 출시 초기 포장 디자인부터 현재까지 판매중인 제품까지를 5개 들이 멀티팩에 무작위로 담은 제품이다. 신라면은 총 3가지, 나머지 3종은 각각 4가지 디자인으로 구성됐으며 오는 7월까지 만나볼 수 있다. 

농심은 이번 히스토리 패키지 출시와 함께 경품으로 금을 증정하는 소비자 이벤트를 진행한다. 농심이 창립된 연도에 맞춰 총 1975장의 '황금라면 티켓'을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농심과 함께 한 추억의 사연 및 사진 응모 이벤트 △나만의 AI(인공지능) 라면 만들기 등 농심의 과거와 미래를 주제로 한 이벤트도 진행한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말 '가나 초콜릿' 출시 50주년을 앞두고 1975년 출시 당시 디자인과 1987년·2002년 당시 디자인을 적용한 한정판 패키지를 선보인 바 있다. 다양한 시기의 패키지 디자인으로 세대마다 기억하는 그때 그 가나 초콜릿을 만나볼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소비자의 실제 사연을 바탕으로 제작한 오디오북, 시, 노래 등을 들을 수 있는 '가나 행복사서함 ARS'를 모든 패키지에 삽입해 가나 초콜릿과 함께한 순간에 대한 추억을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올해는 가나 초콜릿 50주년을 맞아 '아뜰리에 가나: since 1975-행복은 초콜릿으로부터' 특별 전시를 오는 29일까지 서울 잠실 롯데뮤지엄에서 진행한다. 반세기 역사를 가진 국민 초콜릿 '가나'의 헤리티지를 예술적 감각으로 재조명해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고, 미래 세대와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라플렉스 △김미영 △코인 파킹 딜리버리 △박선기 △김선우 등 국내외 현대미술 작가 5인이 각자의 개성으로 재해석한 가나 초콜릿을 만나볼 수 있다. 이밖에 가나의 역사 및 기술력에 대한 소개와 함께 주요 전시 작품을 담은 가나 아트 컬래버레이션 패키지, 전시 경험을 간직할 수 있는 굿즈 28종도 만나볼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복각은 단순히 과거의 추억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 브랜드가 쌓아온 헤리티지를 보여줄 수 있는 강력한 브랜딩 전략"이라며 "이를 함께 해온 세대와는 공감과 강력한 유대를 형성하고, 젊은 세대에게는 '복고스러운' 신선함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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