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강나연 기자 | 그간 모빌리티 산업에서 소외됐던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이동권을 위해 기아가 한걸음을 내딛었다.
기아는 순정 제작형 교통약자 전용 차량을 선보이며 휠체어 탑승자를 배려한 차량 구조를 적용해 주목을 받았다.
기자는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제20회 대한민국 보조공학기기 박람회'를 방문했다.
이번 박람회는 국내 최대 규모의 보조공학기기 행사로, 40개 업체가 참여해 200여 점의 제품과 신기술을 선보였다. 그중에서도 PV5 WAV는 '대기업이 선보인 교통약자 탑승 차량'이라는 점에서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 차량은 휠체어 사용자의 필요를 반영한 이동 수단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그동안 교통약자가 휠체어를 타고 차에 탑승하기 위해서는 일반 승합차를 개조해 차량을 제작해야만 했다. PV5 WAV는 순정 상태에서 휠체어 탑승 공간을 마련해 장애인용 택시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여기에 기아의 공식 서비스 네트워크를 통해 정비를 받을 수 있어 품질성과 유지관리 편의성도 확보했다.
현장에서는 기아 관계자가 PV5 WAV의 11월 출시를 앞두고 차량 설명과 함께 탑승자들의 불편을 청취하고 개선점을 반영하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기아 관계자는 PV5 WAV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S'을 기반으로 저상화 설계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차는 교통약자가 휠체어에 올라 차량 옆문을 통해 진입할 수 있도록 측면에 입구를 설치했으며, 쉽게 오르내릴 수 있도록 '슬로프'를 배치했다.
다만 슬로프는 수동 방식으로 넣고 빼야 했으며 무게감이 있었다. 일반 휠체어는 탑승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전동휠체어는 높이가 더 높아 약간의 불편함이 있을 것으로 보였다.


관람객 A씨는 "슬로프 경사도가 조금 더 낮아지면 탑승이 훨씬 수월할 것 같다"며 "슬로프가 전동화 되거나 리모컨으로 개폐되면 더욱 편리할 것 같다"는 바람을 전했다.
기아 관계자는 "슬로프 경사 등 일부 불편은 개선 중"이라며 "전동 휠체어는 높이가 높아 약간의 불편이 있을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원활한 탑승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실내는 2열 좌석을 제거해 휠체어 사용자와 보호자 1인이 탑승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보호자는 3열에 앉아 휠체어 사용자를 보조할 수 있었다. 4개의 안전고리와 안전벨트를 탑재해 탑승객의 안전성도 확보했다. 단, 휠체어 회전 시 안전장치가 걸리는 점과 안전벨트 높이가 다소 높다는 점은 개선사항으로 꼽혔다.
관람객 B씨는 "전반적으로 하차가 어렵진 않았지만 휠체어 회전 시 안전장치가 걸리는 점은 개선되면 좋겠다"며 "벨트 위치만 보완한다면 전반적인 탑승 경험은 우수한 편"이라고 전했다.
휠체어 사용자와 보호자가 동반 탑승하는 상황을 고려해 다양한 짐과 장비를 실을 수 있도록 적재 공간이 최적화돼 있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트렁크에는 휠체어를 접어 넣는 것은 물론 개인 짐이나 보조 기기 등을 싣을 수 있도록 넉넉한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관람객들은 여러 개선사항 속에서도 PV5 WAV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관람객 C씨는 "카니발은 개조를 많이 해야 해 불편하지만 PV5 WAV는 전용 설계로 제작돼 공간과 개방감 면에서 더 낫다"며 "스타리아는 크기가 커서 공간은 넉넉하지만 차량 개조 시 가격 부담이 커 PV5 WAV가 가성비면에서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기아 관계자는 "택시 운전자 등을 대상으로 한 차량이지만 장애인이나 교통약자가 직접 운전하려면 일부 개조가 필요할 수 있다"면서도 "앞으로도 사용자 의견을 반영해 편의성을 지속적으로 높여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기아는 이번 전시를 계기로 국내뿐 아니라 영국·유럽 시장으로도 교통약자 전용 모빌리티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