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지훈 기자 | 엔비디아가 관세 전쟁과 중국 수출 제한 조치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1분기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하며 주가를 큰 폭으로 끌어올려 건재함을 과시했다.
국내 반도체주를 대표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깜짝 수혜로 주가에 청신호가 들어왔다.
엔비디아는 28일(현지시간) 오후 7시 13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6.37(4.70%) 오른 141.15달러에 거래 중이다.
정규장에선 0.51% 하락해 마감했지만, 실적 발표 이후 5%가량 오르며 질주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했는데 1분기 매출 440억6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예상치인 433억1000만 달러를 상회한 것이다. 또 세금 등 일회성 비용 등을 제외한 주당순이익도 96센트로 시장 예상치 93센트를 웃돌았다.
엔비디아는 무역 전쟁은 물론 미국 정부의 H20 제품을 중국 시장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수출 허가가 필요하다고 통보하는 등 악재가 산재했던 만큼 이번 실적 결과로 시장은 환호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탄탄한 AI(인공지능) 칩 수요가 미정부의 중국 수출 규제를 이겨낸 것과 다름없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의 H20 중국 수출 제한 조치로 이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며 최근 엔비디아 실적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는 낮아지고 있었던 추세"라면서 "이번 어닝 서프라이즈 발표는 대중국 수출 규제에도 AI 칩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던 이벤트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엔비디아 주가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분기 매출총 이익률은 H20 칩 수출 규제로 인한 45억 달러를 제외하면 71% 수준으로 직전 가이던스 수치를 충족했다는 점도 고무적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엔비디아의 깜짝 실적으로 시장은 즉각 환호했다. 이에 따라 금일 국내 반도체를 대표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으며 주가 상승에 청신호가 켜졌다.
전날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두고 뉴욕 증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급등하면서 삼성전자는 3.71%, SK하이닉스도 2.72% 큰 폭으로 오르는 등 덩달아 강세를 나타냈다.
최근 코스피 시장도 하락은 축소, 상승 폭은 확대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승 기대감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일 국내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유럽연합(EU) 관세 유예, 시장 금리 급등세 진정, 매그니피센트7(M7) 개별 종목별 모멘텀에 힘입어 상승 출발해 장중 코스피는 2670선을 상회하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기존 소외주였던 반도체, 이차전지 중심으로 반등하며 코스피는 1.25% 올라 마감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일 국내 증시는 엔비디아발 호실적으로 AI 투자 심리 개선 속에서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주요 반도체주 중심으로 상승 출발할 것으로 전망한다"라며 "전일 코스피 연고점 경신 이후 기존 주도주 역할을 했던 업종에서 소외주였던 반도체로 자금 로테이션이 이루어졌다는 점이 특징적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도 대형 반도체 등으로의 쏠림 현상으로 기존 주도주에서의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는지 여부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라며 "현시점에서 레거시 반도체 등 업종의 업황 가시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전일 소외주의 반등은 추세적 상승의 시작이라기보다는 수급 빈집 효과로 인한 단발적 랠리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 일부 주도 업종을 중심으로 한 수급 쏠림 현상이 과도했다는 점을 감안 시 단기적으로는 주도주 차익실현 매물 출회, 이후 소외주로의 자금 로테이션이 지속될 가능성도 염두에둘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일부 제품 중 지난해 말부터 발생한 연결성 문제, 발열 문제, 액체 냉각 시스템의 누수, 소프트웨어 버그, 칩 간 동기화 문제 등에서 최근 기술적 돌파구를 마련하는 등 문제 해결로 엔비디아의 연간 목표 매출액 달성 가능성이 높아졌다"라며 "중국 수출 규제에 따른 손실을 상쇄할 수 있다는 시장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