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공략' 시동 건 K-완성차…현지 생산·수출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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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공략' 시동 건 K-완성차…현지 생산·수출 잡는다

(왼쪽부터) 박원균 HMMME 법인장 상무, 아흐메드 알리 알수베이(Ahmed Ali Al-Subaey) HMMME 이사회 의장, 야지드 알후미에드(Yazeed A. Al-Humied)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부총재, 반다르 이브라힘 알코라예프(Bandar Ibrahim Al-Khorayef) 산업광물자원부 장관,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문병준 주사우디아라비아 대한민국 대사 대리,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 부사장이 현대차 사우디 생산법인(HMMME) 착공식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원균 HMMME 법인장 상무, 아흐메드 알리 알수베이 HMMME 이사회 의장, 야지드 알후미에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부총재, 반다르 이브라힘 알코라예프 산업광물자원부 장관,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문병준 주사우디아라비아 대한민국 대사 대리,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 부사장.[사진=현대자동차]

컨슈머타임스=강나연 기자 | 국내 완성차 업계가 최근 중동을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삼고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와 KG모빌리티(이하 KGM)는 중동 최대 자동차 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에 생산 거점 구축에 나섰고, 기아는 중국 공장을 활용한 수출 확대 전략을 통해 중동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선진 국가들의 자동차 시장 둔화 속에서 중동 시장이 새로운 한국 자동차 산업의 수출 성장축이 될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사우디 킹 살만 자동차 산업단지에서 사우디 생산법인(HMMME) 공장 착공식을 열고 중동 지역 첫 생산 거점 구축에 착수했다. 

킹 살만 자동차 산업단지는 사우디 자동차 산업 발전을 목표로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에 신규 조성된 제조 허브다.

HMMME는 현대차와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각각 30%, 70%의 지분을 보유한 합작 생산법인으로, 연간 5만대 규모의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를 혼류 생산할 예정이다. 공장은 내년 4분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중동 수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 

하나증권 산업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현대차의 아중동 지역 도매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 증가한 2만7000대를 기록했다. 누적 기준으로는 7만3900대를 넘어섰다.

KGM 역시 사우디 내셔널 오토모빌스(SNAM)와 부품조립(KD) 사업 협력을 체결하고 현지 생산을 본격화한다. 이 공장은 오는 6월부터 생산을 시작해 연내 8000대, 내년 1만5000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KGM은 튀르키예, 이스라엘, 이집트 등 중동 주요국에서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중심으로 연간 1만 대 이상의 수출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KGM은 사우디 공장 가동을 계기로 현지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기아는 2024년 중동 시장에서 17만6808대를 판매하며 회복세를 이어갔다. [사진=기아]

기아는 중국 옌청 공장을 수출 거점으로 삼아 중동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기아는 지난 2021년부터 옌청 공장에서 본격적으로 수출을 시작한 이후 지난해 11월까지 중동 누적 수출 대수 4만6800대를 기록했다. 연간 중동 판매량은 약 18만대에 달한다. 

기아는 가격 경쟁력인 높은 소형 세단 '페가스'와 SUV '셀토스' 등을 중심으로 현지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이 같은 완성차 업체의 사우디 시장 진출은 중동 내 시장 영향력과 맞물려 있다. 사우디는 중동 전체 자동차 수요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전략적 기지다. 사우디 정부는 '비전 2030' 프로젝트에 따라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자동차 산업을 육성하고 있으며, 수도 내 차량 30% 이상을 전기차로 전환하는 정책도 추진 중이다. 

업계는 미국 등 선진 시장의 수요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중동이 새로운 전략 시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UV와 픽업 중심의 수요 구조와 비교적 낮은 정책 리스크, 유가 회복에 따른 소비 여력 확대 등이 진출 환경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은 SUV와 픽업 수요가 꾸준하고, 정책 리스크가 낮아 국내 완성차 업계의 전략적 다변화에 유리한 지역"이라며 "특히 사우디는 현지 생산을 통해 관세 부담을 줄이고 유통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시장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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