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김하은 기자 |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내놓은 주주환원책이 주가 반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상호관세' 정책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금융지주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견조한 실적을 지속해오며 연내 주주환원 규모도 한층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은 오는 15일 역대 최대 규모의 자기주식 1206만주를 소각한다.
앞서 지난해 하반기에 매입한 자기주식 566만주(취득가 약 5000억원)에 이어 올해 2월부터 매입한 자기주식 640만주(약 5200억원)를 동시 소각하는 것으로, 매입가 기준 총 1조200억원에 달한다.
KB금융의 밸류업 행보는 주가 반등 효과를 가져왔다. 1분기 실적 발표일인 지난달 24일 8만4600원에 마감했던 KB금융은 같은 달 30일 기준 전 거래일 대비 2.73% 오른 9만2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한금융도 주주환원 측면에선 모든 지표가 개선됐다. 지난해 말 총주주환원율은 40.2%로 전년 대비 4.2%포인트나 높아졌으며, 주식 수는 5억1300만주에서 4억9900만주로 줄어드는 등 목표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앞서 신한금융은 지난해 3분기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했다. 올 초부터 지속해 온 6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같은 주주환원책은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실적발표일이던 지난달 25일 신한금융은 4만9650원에 마감했지만 지난달 30일 5만1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나금융 역시 실적발표일인 지난 달 25일 6만1200원에 거래를 마친 이후 동월 30일엔 6만4500원에 장을 마감하며 주가가 상승했다. 최근 자사주 정책을 중심으로 밸류업을 강화한 데 따른 결과다.
하나금융은 연초 발표한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상반기 내 조기 완료한 뒤, 올 하반기 추가 매입과 소각을 진행할 경우 밸류업 이행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또한 올해 연간 현금배당 총액을 1조원으로 고정하고 분기별 균등배당을 도입키로 했다. 그룹 이사회는 주당 906원의 분기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올 1분기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역성장에 머문 우리금융의 경우 CET1은 주요 금융지주 중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됐다.
CET1 비율은 총자본에서 보통주로 조달되는 자본의 비율을 말한다. 보통주자본을 분자로, 위험가중자산(RWA)를 분모로 나눈 백분율이다. 통상 금융지주들은 이익잉여금으로 CET1 비율을 높이고 자본전입 등으로 처리하지 않는 만큼을 주주환원으로 사용해 기업가치를 높인다.
우리금융의 CET1은 지난해 말 12.13%에 그쳤으나 올 1분기 말에는 12.47%까지 오르며 올해 CET1 달성 목표치인 12.5% 조기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주가는 실적발표일인 지난달 25일 1만7300원에 거래를 마친 후 지난달 30일 1만771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4대 금융지주들이 자사주 매입에 박차는 가하는 배경에는 대내외적 불확실성에 있다. 장미 대선과 미중 관세전쟁 등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밸류업을 위한 책임 경영 의지를 피력하기 위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들의 잇단 자사주 매입은 투자자들에게 밸류업 이행 의지를 보여주는 행보"라면서도 "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4대 금융지주의 밸류업 이행과 주가 상승세가 지속될 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