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 여파…직방 등 프롭테크 기업들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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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침체 여파…직방 등 프롭테크 기업들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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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부동산 데이터 서비스 스타트업 호갱노노, 셰어하우스 플랫폼 우주, 상업용 부동산 정보 플랫폼 '네모'의 운영사인 슈가힐을 흡수한 직방.[직방]
2018년 부동산 데이터 서비스 스타트업 호갱노노, 셰어하우스 플랫폼 우주, 상업용 부동산 정보 플랫폼 '네모'의 운영사인 슈가힐을 흡수한 직방.[직방]

컨슈머타임스=김동현 기자 |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길어지면서 프롭테크 기업들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프롭테크 업계의 유일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직방이 지난해 사상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일부 기업들은 파산을 맞기도 했다.

프롭테크 기업들은 위기 극복을 위해 주력분야 외 사업 다각화를 통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직방은 매출액 약 1014억원, 영업손실은 약 28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몇 년 간 부동산 침체가 이어졌고, 거래량 마저 줄어들면서 직방이 주력하는 중개 서비스의 위축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직방은 부동산 호황기인 2020년 매출 458억원, 영업이익 38억원을 기록했지만, 이후 외형이 축소된 모습이다. 2021년에는 영업손실 82억원을 기록하면서 처음 적자를 기록한 이후 수익률 악화로 접어든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에도 매출액은 성장했지만, 수익률은 오히려 줄어들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직방은 국내 프롭테크 1위 기업으로 꼽힌다. 업계 최초 기업가치 1조원을 넘기며 유니콘에 등극하면서 성장을 이어왔다.

실제 부동산 시장의 호황기와 맞물려 직방은 빠르게 외형 성장을 이어왔다.

직방은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 재무적인 성장과 더불어 2018년 부동산 데이터 서비스 스타트업 '호갱노노'를 230억원에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다음 해엔 셰어하우스 플랫폼 '우주', 상업용 부동산 정보 플랫폼 '네모'의 운영사인 슈가힐을 인수하며 덩치를 키워왔다.

원·투룸 시장 매물 광고 분야를 주력으로 성장한 직방은 아파트 매물광고, 공동주택관리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기업가치 2조원으로 평가받기까지 했다.

직방이 최근 출시한 AI도어락.[직방]
직방이 최근 출시한 AI도어락.[직방]

그러나 오랜 기간 부동산 협회와 갈등구조를 빚어오면서 성장에 제동이 걸렸고, 삼성SDS 사물인터넷(IoT) 사업부 인수 이후 본업과의 시너지 발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적자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직방 측은 실적 개선을 위해 올해 출시한 인공지능(AI) 탑재 스마트 도어락을 바탕으로 국내 및 해외 시장까지 판로를 확대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직방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액 대비 손실 비중이 전년 대비 많이 감소한 상태"라며 "경기 불황 등 외부 요인을 극복하고 현금흐름성 개선에 집중하는 등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다른 프롭테크 기업들 역시 부동산 시장의 불황과 맞물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부동산 중개 플랫폼 1세대 중 한 곳인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 역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다방은 지난 2022년 적자에 진입한 이후 좀처럼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직방과 한때 경쟁 구도를 갖췄던 다방은 성장이 더딘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사업 구조 역시 허위매물 문제 등을 좀처럼 해결하지 못하며,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D 자동 변환 모델링 기술과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을 기반으로 혁신 기술로 평가받아온 '어반베이스'의 경우 최근 폐업을 선언했다.

어반베이스는 기업가치 4000억원을 인정받고 삼성·한화·신세계 등 대기업의 투자를 받으며 주목받았다.

당시 건설현장에서 새로운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평가받은 어반베이스는 관련 기술을 놓고 특허 소송에 휘말리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게다가 건설업황 부진으로 인해 일감확보까지 어려워지면서 지난해 기업회생을 신청했고, 올해 폐업하며 자취를 감추게 됐다.

업계에선 건설업황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국내 프롭테크 기업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프롭테크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 국한된 사업을 전개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업황의 영향을 수 밖에 없다는 한계점을 명확히 드러낸 상황"이라며 "국내 위주 사업 확장으로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기 보단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사업 구조 확보가 필요한 것이 국내 프롭테크 기업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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