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상호관세 발표가 '정점'…물가 등 美 경제 타격 시 유연성 가능성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외국산 자동차 및 주요 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하면서 '트럼프발 관세전쟁'은 한층 가열하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외국산 자동차와 핵심 부품에 대한 25% 관세를 4월 3일부터 부과한다고 발표하고,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지난 12일부터 철강과 알루미늄 분야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무역에 큰 영향을 줄 또 하나의 품목별 관세가 부과되는 것이다.
4월 2일 각국의 대미 관세율과 비관세 장벽을 두루 감안해 설정하는 상호관세가 발표될 예정이라는 점에서 트럼프가 시작한 관세전쟁은 정점을 향하게 됐다.
백악관은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미국의 자동차 제조 기반 재건이 이번 관세의 핵심 목표의 하나임을 분명히 했다.

미국은 한국 자동차 산업의 최대 시장이어서 한국이 받을 영향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전기차를 포함한 한국산 승용차에 대해 2016년부터 무관세를 적용해온 가운데, 지난해 한국의 전체 자동차 수출액(707억8천900만달러)에서 대미(對美) 수출액은 약 49%(347억4천400만달러)에 달했다.
자동차는 한국의 대미 수출 1위 품목이며, 한국은 2023년 기준으로 멕시코, 일본, 캐나다에 이어 대미 자동차 수출국 4위에 위치했다.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와 4월2일 발표될 국가별 상호관세까지 더해지면 한국 자동차 메이커의 미국 시장 가격 경쟁력은 미국 자동차 메이커들에 비해 약화할 수밖에 없다.
4월2일 상호관세까지 발표되면 전 세계 각국의 대응도 바빠질 전망이다.
유럽연합(EU)과 캐나다는 '맞불 관세'를 불사하겠다는 기조이며, 중국은 미국에 대한 '맞불' 관세를 부과하는 동시에 이미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를 시작했다.
한국은 상호관세가 부과되면 사실상 의미가 없어지는 한미 FTA를 대체할 새로운 합의를 만들거나, FTA 재협상에 나서게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준공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