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김동현 기자 |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산되며 업황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건설업계가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핵심 키워드로 '사업 다각화'를 내세우고 있다.

이는 부진한 건설경기를 타개하기 위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국내 상장 건설사들이 순수 건설 사업만으로는 수익을 내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 통신판매업이나 수소발전사업 등 수익원 다각화를 통해 불황을 극복하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GS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이 잇따라 주총을 열고 신사업 전개를 위한 정관 변경에 나섰다.

먼저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은 지난 14일 열린 정기 주총에서 홈플랫폼 '홈닉(Homeick)'과 빌딩플랫폼 '바인드(Bind)' 사업 확대를 위해 '통신판매중개업 추가'를 추진했다. 또 수소 발전 및 관련 부대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의결하며 다양한 신사업 확대를 예고했다.

현재 삼성물산은 건설부문을 중심으로 김천 태양광 발전소와 연계한 '그린수소 실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목적사업 추가를 바탕으로 이러한 신재생 사업에 더욱 가속도를 낼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삼성물산의 이 같은 행보는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포트폴리오 재정비의 일환이란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올해 초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통해 △U&I사업부(건축·토목) △개발주택사업부 △하이테크사업부 △에너지솔루션사업부 △신성장사업부 등 5개 사업부로 세분화 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수소 사업에 대한 역량을 확보하고 사업을 구체화하기 위한 차원의 목적사업 추가"라고 설명했다.

업계 2위 현대건설은 오는 20일 예정된 주총에서 정관 사업 목적에 '수소에너지 사업'을 추가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대자동차그룹 차원의 '수소 밸류체인 확대'에 따라 시너지효과를 발휘하기 위함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미 현대건설은 지난 2016년 '충주음식물바이오에너지센터'를 준공해 7년 째 운영 중이며, 올해에는 전북 부안군에 국내 최초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고 저장·공급하는 '수전해 기반 수소 생산기지'를 준공할 예정이다.

이번 주총에서 정관 추가를 통해 이런 친환경 사업에 더욱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것이 현대건설의 포석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정관 추가와 관련해 "탄소중립 및 에너지전환을 대비해 수소플랜트 EPC(설계·조달·시공) 등 관련 신사업을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배경을 밝혔다.

GS건설도 25일 주총을 통해 친환경·고효율 모듈러 등 '친환경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통신판매업을 추가할 전망이다. 이는 친환경·고효율 모듈러 주택 공급을 확대와 B2C(기업-소비자) 시장으로 사업 영역 확대를 위한 행보로 읽힌다.

GS건설은 2023년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를 설립해 친환경 공법인 '프리패브(Prefab)'를 활용해 모듈러 단독주택을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이에 앞서 GS건설은 폴란드 목조 모듈러 전문기업 '단우드'와 영국 철골 모듈러 전문회사 '엘리먼츠'를 인수한 바 있다. 이는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까지 보폭을 넓히겠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부동산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건설사들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며 "국내 주택경기 침체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비주택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를 위한 신사업 발굴에 속도를 냄과 동시에 기존 경쟁력과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영역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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