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news/photo/202410/612859_527061_5320.jpg)
컨슈머타임스=김동현 기자 | 지난해 말 '워크아웃'을 선언하며 위기를 맞은 태영건설이 자구책 이행을 통해 '재무건전성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용등급이 'CCC'까지 하락한 태영건설은 최근 다수 건설사들과 협력하는 컨소시엄 전략으로 'BBB-'까지 회복했다.
이는 모기업의 전폭적 지지에도 자진상폐 수순을 밟는 신세계건설과 대조적인 모습으로. 주식거래 재개 역시 조만간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태영건설의 신용등급을 'CCC'에서 'BBB-'로 상향 조정했다.
앞서 태영건설은 지난해 말 연결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5617억원을 기록하며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한 태영건설은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에서도 '의견 거절'을 받아 3월14일부터 '상장폐지'됐다. 태영건설은 이의신청을 통해 1년간 개선 기간을 받고, 폐지 대신 주식거래 정지로 처분이 바뀌었다.
태영건설은 지난 몇 년 간 이어져 온 '건설업 침체' 등의 여파로 워크아웃 졸업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상반기 자구안의 핵심으로 꼽히는 알짜 계열사 '에코비트'를 매각한 데 이어 서울 여의도 사옥까지 처분하며 유동성 확보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루나엑스 골프장'과 '광명 테이크호텔'도 매각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를 통해 채권단과 협의한 1조6000억원 규모 자구책 이행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무상감자'와 '영구채 발행' 등을 통해 차근차근 유동성을 확보한 태영건설은 시장의 기대보다 빠른 실적 회복을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 별도 기준 자산총계 2조7556억원, 부채총계 2조3508억원, 자본총계 4048억원으로 자본잠식을 해소한 것이다. 자본 총계와 차입금을 동시에 줄여낸 효과가 재무제표 상에 나타난 것이다.
이 같은 태영건설의 행보는 최근 자진 상장폐지를 밟고 있는 신세계건설과는 대조적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신세계건설은 대구지역을 중심으로 자사 주택브랜드 '빌리브'의 미분양 적체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현장의 미분양이 이어지며 공매에 넘어간 현장들도 속출했고, 결국 부채로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모기업인 이마트의 재정지원도 역부족이었다. 신세계건설은 모기업의 유동성을 끌어다 쓰면서도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했고, 결국 이마트는 유통사업부문 부진과 겹처 사상 첫 '마이너스 실적'을 내기에 이르렀다. 결국 이마트는 신세계건설을 자진상폐하기로 결정하며 수순을 밟고 있다.
반면 태영건설은 워크아웃을 밟는 동안에도 다양한 일감을 확보하며 부활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일감확보를 위해 컨소시엄 전략을 내세운 점 역시 주목할 만한 요소다. 사회간접자본(SOC) 등 공공사업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다른 건설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낮은 신용도를 보강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부산 사하구 신평동 646-1 일대 1만4382㎡ 부지에 연면적 3만2451㎡로 지하 1층~지상 6층 규모의 300병상을 갖춘 종합병원을 건립하는 '서부산의료원' 프로젝트에서 태영건설 컨소시엄의 역량이 주목받았다. 당시 태영건설은 주간사로 사업을 수주하면서 동부건설, 삼미건설과 손을 잡고 사업을 따냈다.
8월에는 광명시 자원회수시설 증설공사 실시설계적격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GS건설 컨소시엄을 꺾고 일감을 따내기도 했다. 이 밖에도 삼성 E&A 컨소시엄과 '성남시 환경복원센터 현대화사업'에도 참여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주 곳간을 채워가고 있다.
수주 외에 준공, 분양사업도 순항 중이다. 지난달 26일에는 최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이던 서울 마곡지구 원그로브(CP4)를 준공했고, 과천 리오포레 데시앙, 용인 드마크 데시앙, 전주 에코시티 데시앙 등 수도권 외 전국 광역시 아파트 입주도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태영건설은 워크아웃 이후 채권단과 협의한 자구책을 차질 없이 이행하며 6개월만에 자본잠식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며 "컨소시엄을 통한 전략이 맞아떨어지며 활발한 수주도 이어가고 있으며, 향후 계획된 자산매각 등을 통해 주식거래 재개도 기대보다 빠르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