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곽민구 기자 | 넥슨의 '던전 앤 파이터 모바일'(이하 던파 모바일)이 중국에서 크게 흥행한 데 이어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온라인'도 출시 직후 순항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게이머들은 펄어비스의 '검은 사막' 등 출시 전 게임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현지 시장이 국내 게임사에게 기회의 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앱 마켓 시장 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던파 모바일은 지난 5월 21일 중국 출시 후 약 한 달 동안 2억7000만 달러(약 3700억원)를 달성했다.
이는 신작 출시 한 달 기준 '던전 앤 파이터' PC 버전을 넘어선 역대 최대로 규모로, 한국에서 2년3개월 치 매출에 달한다. 해당 조사가 애플의 iOS 사용자만을 대상으로 집계된 만큼 실제 매출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흥행은 외신도 주목하게 만들었다. 블룸버그는 시장 조사 기관 니코 파트너스의 분석 자료를 인용해 던파 모바일이 중국 출시 첫 주 1억4000만 달러(약 193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최근 중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게임사들의 출시작은 하나 같이 모두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센서타워 스토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쿠키런: 킹덤'은 지난해 말 중국 시장에 출시된 후 약 한 달 동안 현지 iOS 시장에서 1000만 달러(약 133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뒀다. 데브시스터즈는 이를 바탕으로 8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지난달 28일 중국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그라비티의 PC MMORPG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출시 직후 텐센트가 만든 중국 게임 유통 플랫폼 'WeGame(위게임)' 내 신규 게임 종합 인기 랭킹 2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국내 게임사들은 현지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쳐 중국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그라비티는 중국 버전에 맵 디자인, 캐릭터 의상 및 장비, 이벤트 등에 중국 전통 요소를 반영했다.
그라비티 관계자는 "중국 지역 유저의 관심으로 라그나로크 온라인이 론칭 후 좋은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며 "라그나로크 게임을 처음 접하는 유저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여러 부분을 신경 쓴 만큼 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오는 7월 23일부터 8월 6일까지 검은사막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인 펄어비스는 현지화 작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중국 최대 게임사 '텐센트'와 손잡고 검은사막의 중국 서비스를 준비한다.
검은사막은 22일 오후 4시 기준 위게임 내 향후 출시 예정 기대 신작 게임 순위에서 5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정식 서비스 전부터 중국 게이머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서의 성과가 이어지자 위메이드와 엔씨소프트(이하 엔씨) 등도 중국 서비스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지난달 27일 '더나인'과 '미르M: 뱅가드 앤 배가본드' 중국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엔씨는 '블레이드&소울2'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 4월부터 중국에서 사전 예약을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100만 명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1차 CBT(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며 수정 작업에 돌입했고, 본격적인 마케팅 준비도 한창이다.
업계 관계자는 "던파 모바일의 경우 원작 IP(지식재산권)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고, 미르M 뱅가드 앤 배가본드와 블레이드&소울2 등도 중국에서 관심도가 큰 IP인 만큼 성공 확률이 높다"며 "텐센트 등 중국 현지 퍼블리셔와의 협력도 한 몫 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전에는 중국 시장에 발도 딛을 수가 없었지만, 사실상 문호가 개방된 것과 다름없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기회의 땅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