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중요해지는 'AI 주권'…네이버, '소버린 AI'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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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로 중요해지는 'AI 주권'…네이버, '소버린 AI'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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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 이해진 GI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과 관련 문제 논의
하이퍼클로바X 등 자사 기술로 영어권 IT공룡들의 AI 패권에 대응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왼쪽)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 경영자(CEO),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인스타그램 캡처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왼쪽)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 경영자(CEO),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인스타그램 캡처

컨슈머타임스=곽민구 기자 | 최근 산업 트렌드가 인공지능(AI)에 집중되면서 '소버린(Sovereign·주권) AI'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 등 자사 기술을 기반으로 영어권 공룡 IT 기업들의 AI 패권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각) 미국 엔비디아 본사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소버린 AI' 문제를 논의했다.

이 GIO의 이날 방문에는 네이버 최수연 대표, 네이버클라우드 김유원 대표 등 팀네이버 주요 경영진들이 함께 했다.

소버린 AI는 자주권을 뜻하는 '소버린'과 인공지능인 'AI'의 합성어로, 주권을 가진 인공지능을 의미한다. 현지에 데이터 센터를 두고 각국 정부의 규정을 준수해야 하며, 한 국가가 외부의 간섭 없이 독립적으로 AI를 구축하고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국의 언어와 문화·사회적 맥락, 가치관 등을 학습한 '초거대 언어 모델'(LLM)이 필수이며, 국내에는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가 있다.

은둔 경영을 이어온 이 GIO는 최근 공식 석상에서 자주 모습을 내비치고 있다. 그는 이번 젠슨 황 CEO와의 만남에 앞서 지난 5월21일 비공개로 진행된 'AI 서울 정상회의' 정상 세션에 참석해 2019년 6월 한국사회학회·한국경영학회 심포지엄 이후 약 5년 만에 대외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이처럼 이 GIO가 대외 행사 참여를 재개한 것은 '소버린 AI'를 둘러싼 경쟁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AI 서울 정상회의에서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한다 :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는 소설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극소수 AI가 현재를 지배하게 되면 과거 역사, 문화에 대한 인식은 해당 AI의 답으로만 이뤄지게 된다. 결국 미래까지 해당 AI가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독도는 어느 나라의 땅이야?"라고 물었을 때 하이퍼클로바X는 "한국의 영토"라고 답하는 반면 오픈AI의 '챗GPT'는 "한국과 일본이 영유권 분쟁을 겪는 섬"이라고 대답한다.

이용자는 각 나라의 인식에 따라 학습된 내용으로 인해 정보를 수집한다. 위의 예시대로라면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오픈AI가 왜곡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오픈AI를 사용하는 유저는 독도의 경우 누구의 땅이 아닌 분쟁 지역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소버린 AI가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화두로 떠올랐다. 인도·일본·영국·대만 등 많은 나라가 'AI 주권'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네이버는 이 같은 흐름에 따라 AI 주권을 지키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비영어권 국가를 중심으로 소버린 AI 전략을 펼쳐 오픈AI·마이크로소프트 등 AI 패권을 장악한 영어권 국가의 독주를 막는다는 복안이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사우디 아람코의 자회사 '아람코 디지털'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중동 지역에 최적화한 '소버린 클라우드'와 '슈퍼 애플리케이션'(앱)을 구축하기로 했다. 또 아랍어 LLM 기반 소버린 AI 개발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지난달 '네이버 ASF(AI Safety Framework)'를 발표했다. AI 시스템을 개발하고 배포하는 과정의 모든 단계에서 AI의 잠재적 위험을 인식·평가·관리하기 위한 대응 체계다.

네이버 ASF는 AI 시스템이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을 각각 '통제력 상실 위험'과 '악용 위험'으로 정의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이 설계됐다.

네이버는 문화적 다양성을 반영한 AI 안전성 체계로 네이버 ASF를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한국 외 다른 지역의 정부 및 기업과 소버린 AI를 공동 개발하며 특정 문화권에서 성립될 수 있는 AI 시스템의 위험을 식별하고, 위험의 정도를 측정하는 벤치마크도 문화권의 특성을 반영해 고도화할 예정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최근 UN의 AI 안전성 보고서 작성에 기술 자문을 제공하고, 다수 빅테크들이 참여하는 개방형 컨소시엄 'MLCommons'에서 AI 안전 벤치마크 구축 작업에 기여하는 등 글로벌 커뮤니티와의 협업을 늘려가고 있다"며 "네이버 ASF는 생성형 AI 시대에 네이버가 다시 한 번 선제적으로 수립한 안전성 검증 프로토콜로, 앞선 경험을 글로벌 커뮤니티에도 공유해 AI 안전성 분야 리더십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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