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이지영 기자 | 금융권이 최근 하반기 전략 키워드로 '디지털 혁신'을 내세우는 가운데 KB금융그룹(이하 KB금융)은 최근 전 계열사 디지털·IT 부문 경영진이 모여 디지털 전략 강화를 논의하는 등 이를 놓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처럼 금융권에 'AI(인공지능) 바람'이 불면서 금융사와 고객들의 다양한 업무 활용과 효율 가속화 등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오는 19일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비(非)은행 수익성 강화'와 '디지털 혁신' 등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KB금융은 금융권 최초로 KB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KB라이프생명 등 지주를 포함한 9개 계열사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그룹 공동 생성형 AI 플랫폼'을 구축할 정도로 디지털 혁신, AI 분야에 갖는 관심이 크다.
이는 주요 은행들이 최근 하반기 키워드로 디지털 혁신을 제시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은행권에서는 최근 '내부통제'와 '비은행 강화' 등이 주요 경영전략 주제로 거론되고 있지만, 특히 디지털 분야를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앞서 KB금융은 지난 4일에도 본격적인 생성형 AI 시대의 도래에 대응하고 고객 관점의 디지털 혁신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방안으로 '디지털·IT부문 전략워크숍'을 개최하기도 했다.
양종희 회장은 이 자리에서 "진정한 디지털 혁신은 고객이 차별화된 경험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때 이뤄지는 것"이라며 "디지털·AI는 KB금융의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 동력이므로 고객 관점의 디지털 혁신을 통해 그룹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이를 위해 KB금융 전 계열사의 디지털·IT 부문 경영진도 한데 모였다. 이날 디지털 경영진 50여 명은 △생성형AI 기술의 내재화 △ 비대면·디지털 중심의 코어뱅킹 현대화 △마이데이터 기반의 계열사 간 협업 전략 등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고객 중심의 디지털 혁신 전략 발굴을 위한 발표와 함께 '아마존 웹 서비스'(AWS)와 같은 생성형 AI 전문기업이 전달하는 '생성형 AI의 최신 기술동향과 활용사례'를 담은 특강 등 '열공'도 이어졌다.
다만 이러한 디지털 혁신은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인해 지적재산권(IP)이나 저작권이 있는 자료들에 대한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는 점과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해 이뤄져야 할 규제 완화 등이 신경써야 할 부분으로 지적되고 있다.
앞서 한국딜로이트그룹은 딜로이트 아시아태평양규제전략센터(ACRS)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생성형 AI 적용 및 규제' 국문본 보고서를 통해 금융사들이 AI 기술 혁신을 통해 기업 이익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관련 규제에 대응하는 등 AI 거버넌스 프레임에 대한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보고서는 금융업계가 AI 관련 위험을 식별·관리하기 위한 방안으로 향후 규제 준수와 위험 관리 지원을 위한 'AI 거버넌스 프레임워크 개발' 등 권고사항을 제시했다.
권고사항을 구체적으로 보면 △학력, 소득 등 고객의 취약성에 대한 생성형 AI의 편향 또는 차별 발생 방지 조치 구축 △고객 개인정보 등 데이터 보호 의무 준수 △지적 재산의 부주의한 노출이나 저작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통제장치 구축 △생성형 AI 기술 관련 인재 확보 투자 및 기존 임직원 대상 AI 기술 교육 제공 등이 두루 고려돼야 한다는 것이다.
KB금융은 이와 관련해서도 지난 2022년 10월 수립한 금융권 최초의 AI 윤리기준을 바탕으로 AI에 대한 위험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AI 거버넌스 프레임'을 연내 도입하겠단 계획을 밝혔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2019년 'AI 혁신센터'를 설립하며 지난해 12월 부서 재편을 통해 'AI데이터혁신본부'를 확장 운영해 왔다. 생성형 AI 분야서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할 'AI비즈혁신부'도 만들었다. 또 'AI거버넌스팀'을 신설하는 등 가이드라인 정립에 노력을 기울여 오고 있다. 그러면서 보이스피싱 모니터링 시스템·기업여신 자동 심사 지원 시스템·AI 금융비서·KB AI-OCR 플랫폼·KB AI Translator 등 이를 다양한 분야서 활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9일 투자자들을 위해 AI 시장 전망부터 맞춤 제안, 사후관리까지 이용할 수 있는 'AI 포트폴리오'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다양한 시스템서 고객의 수요를 반영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생성형 AI를 비롯한 최신 디지털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고객이 원하는 매 순간마다 최상의 디지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