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전은정 기자 | SK텔레콤 주가가 SK그룹의 지배구조 이슈 부각에 따라 상승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를 통해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SK텔레콤은 5일 0.78% 오른 5만1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 다시 대두되면서 오름세를 나타냈다.
법원은 지난 달 30일 최 회장에게 재산 분할로 1조40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재산분할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최 회장은 현재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 소송 중이다.
노 관장 측이 주장한 아버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약 300억원이 SK그룹의 성장과 재산 형성에 기여했다고 주장한 것이 받아들여진 결과다. 노 관장 측은 비자금이 1990년대 초 SK그룹에 전달됐고 1992년 증권사 인수, 1994년 SK 주식 매입 등에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이 재산 분할금 지급 과정에서 보유지분을 매각할 경우 지배구조 약화로 경영권 분쟁이 불거질 수 있어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SK㈜ 지분 17.73%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SK㈜ 주식 분할 시 최 회장의 그룹 장악력도 흔들릴 수 있다. SK그룹은 SK㈜를 통해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30.57%), SK이노베이션(36.22%), SK스퀘어(30.55%), SKC(40.6%) 등을 지배하고 있다.

SK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이슈는 SK텔레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의 높은 배당금이 유지됨과 동시에 사실상 SK와 SK텔레콤 주가가 올라야 유리한 구조라 SK텔레콤에 대한 주가 상승 기대감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결국엔 배당금 지불 능력이 높은 SK텔레콤이 배당 증대에 나서며 우량 자회사들의 배당이 그룹 총수에게 직접 전달될 수 있는 구조로의 전환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낙관적으로 본다면 주주이익환원에 연간 1조원을 투입했던 지난해 SK텔레콤의 주주이익환원 기조가 향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KT나 LG유플러스보다도 더 주주이익환원 증대에 공격적으로 나서야 할 사업자는 SK텔레콤"이라고 말했다.
배당 증가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도 좋지만 배당이 재원 마련에 더 효과적이라 배당 증가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SK와 SK C&C가 합병하고 SK텔레콤이 인적 분할한 후 SK와 SK스퀘어가 합병을 추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 회장은 SK㈜의 지분을 팔기 힘든 만큼 배당 수입을 늘려야 할 것"이라며 "SK㈜가 현금 창출력이 있는 SK텔레콤의 지배력을 키우는 형태의 지배구조 개편을 모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