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고객으로 안정적 매출 확보…신규 고객 유입까지 '기대'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역사 속으로 사라졌던 단종 제품들이 부활하고 있다. 단종 제품의 맛을 잊지 못한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청에 기업들이 화답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에서는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구가 지속될 만큼 수요가 검증된데다 신제품 출시 보다 연구개발 비용, 마케팅 비용이 적게 들어 효율성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제품의 맛과 품질을 끌어올려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맛으로 단장해 재출시를 기다려온 기존 소비자들은 물론 단종 제품을 경험하지 못했던 신규 소비자까지 공략하겠다는 복안이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5월 '립파이 초코'를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지난 2015년 단종된 '립파이'의 후속작으로,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재출시 요청에 힘입어 출시된 제품이다.
8년의 기다림 끝에 재등장한 '립파이 초코'에 소비자들은 열띤 반응을 보였다. 출시 50일 만에 누적 판매 수량 기준으로 100만갑을 돌파한 것이다. 4초마다 한 갑씩 판매된 셈이다. 길이로 환산하면 약 232㎞로 에베레스트산(약 8848m)을 약 13회 왕복할 수 있는 수치다.
롯데웰푸드 측은 "예상했던 판매량을 훨씬 웃도는 수치"라며 "과거 립파이에 대한 추억과 함께 기존 제품보다 업그레이드된 맛과 품질이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킨 것"이라고 인기비결을 설명했다.
실제로 립파이 초코는 비스킷 아랫면에 가나산 카카오빈을 원료로 한 초콜릿을 코팅했고, 반죽을 1080분간 저온숙성 시켜 발효버터의 풍미를 살리면서 160결에 달하는 페이스트리 반죽으로 바삭한 식감을 배가시켜 정통 페이스트리 디저트의 특징을 살렸다.

삼양식품 역시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요청에 '불닭볶음탕면'을 재출시했다. 지난 2016년 처음 출시된 불닭볶음탕면은 불닭의 맛에 마늘의 풍미를 더한 걸쭉한 국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인기를 끌었다. 그 맛을 그리워하는 소비자들이 해외에서 수출용 불닭볶음탕면을 직접 구입하는 등 국내 소비자들의 수요가 이어졌다.
불닭볶음탕면은 삼양식품 공식 홈페이지에 재출시 관련 문의가 가장 많은 제품으로, 접수된 문의글이 1000건을 넘어가는 등 소비자들의 요청이 지속돼 재판매를 결정했다. 불닭볶음탕면은 처음 출시했던 제품의 맛 그대로 즐길 수 있도록 했으며, 지난 5월 재출시 이후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은 약 250만개에 달한다.
이어 삼양식품은 수출 전용 제품 '야끼소바불닭볶음면'과 '하바네로라임불닭볶음면'을 국내 출시했다. 해당 제품들은 각각 일본과 미국 시장을 겨냥해 맞춤형으로 선보인 제품이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역직구'를 할 정도로 인기가 높아진데다 국내 출시 요구까지 빗발치면서 판매를 결정하게 됐다.

이 밖에 빽다방도 6년 전 단종된 '완전대봉주스'를 비롯해 패션후르츠스무디, 망고패션스무디 등 과거 단종됐던 인기 과일 음료 3종을 리뉴얼해 선보였다. 피자알볼로는 소비자들과 가맹점주들의 지속적인 재출시 요청에 힘입어 '울트라코리안 피자'와 '스위트가든 피자' 2종을 재출시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 요청에 따라 단종 제품을 재출시하면 소비자 트렌드를 쫓아가면서 신제품 출시의 위험부담은 덜 수 있다"라며 "게다가 기존 고객에게 추억을 선사해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는 동시에 신규 고객 유입까지 기대할 수 있어 기업들이 재출시에 적극 나서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