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2017년 분리안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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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2017년 분리안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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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출고 2009년 05월 28일 10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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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수산식품부가 내년 말까지 농협중앙회의 신용(금융)-경제(농축산물 유통) 사업을 분리하기로 한 가운데 농협은 이를 2017년까지 늦추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농식품부와 농협에 따르면 농협은 다음달 초순까지 자체 `신경(信經) 분리' 안을 마련해 정부에 제출한다는 목표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2017년까지 농협 스스로 필요한 자본을 조달해 사업을 분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 농협, 내달 초까지 자체안 마련
2017년까지 사업을 분리하는 방안은 당초 2007년 정부와 농협, 농민단체 등이 합의한 신경 분리안으로, 농협 스스로 10년간 8조2천억원의 적립금을 쌓아 신용 사업과 경제 사업을 쪼개는 내용이다.

지금도 공식적으로는 이 안이 유효하고 그 이행 과정을 점검하는 경제사업 활성화 위원회도 여전히 가동되고 있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민관 합동기구인 농협개혁위원회를 구성해 3월 새로운 분리안을 마련했다. 농협중앙회의 권한을 축소하면서 명칭을 '농협경제연합회'로 바꾸고, 신용-경제 사업은 각각 별도의 지주회사로 독립시키는 안이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연내 관련 법 개정안을 국회에 상정하고 내년까지는 신경 분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농협 관계자는 "농협개혁위의 안과 매킨지컨설팅 등에 연구용역을 맡겨 나온 안, 2017년 사업 분리안 등 세 가지 안에 대해 내부 의견을 듣고 있다"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만약 농협이 2017년 분리안을 선택할 경우 이는 내년까지 신경 분리를 끝낸다는 정부 입장과 큰 차이를 보이게 된다.

앞서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사업 분리는 농협 스스로 하겠다"며 "정부는 빨리 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인 것 같지만 우리는 하더라도 원만하게, 시간을 갖고 해야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한 바 있다.

농협은 세 가지 안 모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우선 농협개혁위 안에 포함된 농협경제연합회 명칭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농협 관계자는 "경제연합회란 명칭은 대표성이 없는데다 농협중앙회의 브랜드 가치나 역사성, 정통성을 감안할 때 명칭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며 "상호금융을 떼어내 연합회로 독립시키는 것도 단계적으로 실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매킨지 안 역시 금융 부문을 먼저 분리하도록 한 점에 대해 조합장이나 농업 전문가들이 부정적인 의견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안은 농협이 매년 8천250억원씩을 적립하도록 했는데 지난해 국제 금융 위기가 닥치면서 실현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농협 관계자는 "만약 2017년 분리안을 선택한다면 국제 금융 환경의 변화나 정부의 조기 사업 분리 의지 등을 감안할 때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은 다음달 초순까지 마련한 안을 토대로 조합장과 학계, 농민단체, 농업인, 금융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적인 농협 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 정부 "신경 분리 서둘러야"
정부는 확고하다. 전 세계적 금융 위기로 경제 여건이 달라진 상황에서 농협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신경 분리를 서둘러야한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아직 농협의 신경 분리안을 보고받지 못했고 이달 말까지 기다려볼 계획"이라며 "신경 분리를 서두르기로 한 것은 금융 위기로 농협의 수익이 크게 줄어드는 등 당초 계획한 신경 분리안의 정상적 이행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 회장 스스로 1월 '신경 분리를 조만간 매듭짓겠다'고 했는데 이제 와서 말을 바꾸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장태평 농식품부 장관도 최근 "신경 분리는 농민을 위한 것"이라며 "농협개혁위가 건의한 안을 기초로 농협과 협의해 연말까지 관련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기존 입장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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