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發 5대악재 또 불안,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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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發 5대악재 또 불안,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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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출고 2009년 05월 27일 0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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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가 최근 들어 최악의 상황은 피해가는 모습이지만 예기치 못한 대외 악재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다시 심각한 위기로 빠져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7일 한국은행과 연구기관 등에 따르면 서유럽의 금융허브 영국의 위기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고, 동유럽 경제도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미국에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이 프라임 모기지(우량 주택담보대출)나 상업용 모기지 부실로 확산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올들어 38%나 급등하는 등 국제유가도 불안하다.

북핵 문제는 전개 경로에 따라서는 한국경제에 큰 부담을 준다.
  
◇ 영국 위기설 커진다

영국 경제와 관련한 부정적 통계와 전망이 잇따르면서 영국발 `2차 금융위기'가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최근 영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다. S&P가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한 것은 1978년 이후 처음이다. 이번 전망 조정은 영국의 국가재정이 예상보다 더 급속하게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국가통계청(ONS)에 따르면 정부의 신규 공공부채는 지난해 4월 18억4천만파운드에서 올해 4월 85억파운드로 폭증했다. 현재 영국의 공공 부채는 국내총생산의 53% 수준이다. 영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1% 줄어 1980년 후 최대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의 금융기관 부실이 수면위로 올라오면 대규모 자본이 유출되는 등 국제금융시장이 일대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영국의 경제위기가 현실화하면 한국에 적지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영국이 미국과 무제한 통화 스와프 협정을 맺지 않았다면 이미 상당한 어려움에 빠졌을 것"이라면서 "한국은 글로벌 금융허브인 영국을 통해 차입한 자금이 많기 때문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국은 국제적 금융 중심지이기 때문에 이 나라가 흔들리면 세계경제와 한국경제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동유럽도 잠재적인 위기 진원지

동유럽도 여전히 잠재적 위기의 진원지 중 하나로 꼽힌다.

동유럽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으로 최악의 상황을 모면한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 안심할 수 없다. 특히 동유럽과 서유럽이 서로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위기를 키울 수 있다.

권성태 한국은행 구미경제팀장은 "동유럽은 태풍이 몰아쳤다가 최근 들어 상대적으로 잠잠하기는 한데, 여전히 불안하다"면서 "서유럽의 투자자들이 동유럽 은행의 지분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서유럽이 어려워지면 동유럽에 대한 자금지원이 줄어들고 동유럽이 위기에 빠지면 서유럽이 채권을 회수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10개 중부ㆍ동유럽의 내년 실업률이 10.4%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투자를 철회하거나 해고를 단행하면서 지난해 6.5%였던 이 지역의 실업률이 급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실업률 급등은 이들 경제가 초기 단계의 회복 국면에 진입하더라도 언제든지 상황을 거꾸로 되돌릴 수 있다고 세계은행은 지적했다. 치솟는 실업률이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감소시켜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 미국발 위기 재발 가능성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과 관련한 돌발변수도 우려된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이 프라임 모기지(우량 주택담보대출)나 상업용 모기지 등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상업용 모기지는 3조5천억 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주택 모기지(11조 달러)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상업용 모기지 마저 부실화되면 금융위기를 장기화시킬 수 있다.

프라임 모기지 가운데 90일 이상 대출금이 연체돼 주택을 가압류당하거나 아예 채무불이행으로 소유권이 금융기관으로 넘어간 건수는 작년 11월부터 올 2월 사이 47만 3천 건 폭증했고 전체 건수는 150만 건으로 불어났다.

회계기준 완화를 통해 스트레스테스트를 무사히 넘겼지만, 미국 상업은행의 자본확충과 부실 처리가 순탄하게 진행될지도 미지수다. 고용 사정이 나아지지 않고 저축률이 낮은 상황이어서 대규모 신용카드 부실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제너럴모터스(GM)의 파산 가능성은 많이 노출됐지만 한국에 GM대우 본사가 있는 만큼 이 회사의 파산이 현실화되면 충격을 피할 수 없다. 당장 GM대우의 대규모 선물환 매도 거래가 청산되면서 환율 급등을 초래할 소지가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상업용 모기지 자체의 부실 뿐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만든 다양한 파생상품과 펀드의 가치 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프라임 모기지와 상업용 모기지가 부실화되면 금융위기를 장기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유가.달러 불안하다

미국 달러화 약세는 우선 수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평균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지난 주말 79.8선을 기록해 작년 12월29일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달러화 약세는 영국의 신용등급에 이어 미국의 신용등급 역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 등에 따른 것이다.

이런 상황 아래 국제유가가 불안한 기미를 보이는 점도 우리 경제에는 악재다.

지난 주말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61.6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한주동안 8.2% 급등했고, 올 한해 기준으로는 38%가 올랐다.

달러화 약세와 나이지리아 정부군과 반군 간 전면전 심화 등이 유가 불안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위원은 "경제주체들이 적응하기 어려울 정도로 환율 하락세가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내수가 어렵고 세계 경제가 바닥을 기는 상태에서 달러화 약세에 따른 환율 하락과 국제유가의 불안은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북핵.미사일 목전에 닥친 위기

북한의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이른바 `북한 변수'도 경제에 부담이다.

우리 금융시장이 `북한 변수'에 어느 정도 내성을 갖고 있지만 여전히 북핵과 미사일은 커다란 불안 요소임에 틀림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25일 전격적인 핵 실험을 필두로 수 차례 진행된 미사일 발사로 코스피 지수는 1,300대로 내려앉았다. 원.달러 환율도 달러당 1천263원으로 오르는 등 시장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해외에서 들려오고 있는 여러 불안 요소들이 아직 `위기설' 수준이라면 북핵과 미사일은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안보 위협이기 때문이다.

향후 북한과 미국 등의 대립이 격화한다면 문제는 더 심각해질 수 있다. 그 동안 금융시장이 북한 변수 앞에서 보여왔던 회복력의 한계를 넘어서 걷잡을 수 없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이한희 수석연구원은 "북한의 도발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이미 포함돼 있기는 하지만 장기간 지속된다면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만에 하나 공해상 충돌 등으로 비화한다면 상황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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