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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이면 바베큐파티장으로 변신하는 그랜드하얏트 호텔 수영장 |
특1급 비즈니스 호텔인 그랜드하얏트 호텔(서울 용산) 내 수영장의 부실한 청결 및 안전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수영장이 폐장한 저녁시간에는 바베큐파티장으로 이용되는가 하면 클럽 이용객들의 접근이 가능해 각종 이물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수영장 이용 고객들 중 해당 시설을 이용하다가 발바닥이 찢어지는 등 사고 사례가 포착돼 빈축을 사고 있다.
◆ 특1급 호텔 수영장에 유리조각, 클럽 이용객 때문?
최근 찾아온 늦더위를 피해 아이들과 함께 그랜드하얏트 호텔에 묵은 A씨. 그는 호텔 수영장에서 한창 물놀이를 보내던 중 큰 아이의 비명소리를 들었다.
아이는 바닥에 주저앉아 발바닥에 피를 흘린 채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놀란 마음에 수영장 내 의무실을 찾은 A씨는 아이의 발바닥이 유리조각에 의해 찢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러나 호텔 측의 "호텔 내 클럽인 'JJ 마호니스' 이용 고객들로 인해 깨진 컵이나 병의 파편이 들어올 수 있다"는 해명은 A씨를 경악하게 했다.
A씨는 "아이들이 뛰어 놀 수도 있는 수영장 바닥에 유리조각이 있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며 "호텔 수영장이 관리 소홀인 것도 실망이지만 클럽 이용객에 의한 유리파편이 있을 수 있다니 경악스럽기만 하다"고 불쾌해 했다.
확인결과, 호텔 측의 하계 이벤트인 '바베큐 부페 레스토랑'은 야외 수영장이 폐장한 이후인 6시 반부터 10시까지 진행된다. 낮에는 수영장, 밤에는 바베큐 파티 연회장으로 이용된다는 얘기다.
이외에 수영장과 클럽은 매우 가깝게 맞닿아 있었다. 그 사이에 돌담이 있기는 하나 140~150cm 정도의 높이로 성인 여성의 키에도 못 미치는 수준인 것이 전부였다.
수영장이 상해를 입힐 수 있는 파편들의 유입이 쉬운 환경에 놓여있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들이다.
그랜드하얏트 호텔 측은 해당 사고 발생 후 뒤 늦게 바닥 청소를 강화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 호텔 관계자는 "바베큐 파티가 끝난 후부터 자정까지 수영장이 오픈 하는 6시 이전 각각 두 번씩 청소기를 돌리고 물청소를 하는 등 사고 위험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클럽 이용객과 관련해서도 "클럽 JJ가 영업하는 밤 시간에는 수영장의 영업이 끝난 시기라 아예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며 "내부 직원이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오해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앞서 밝혔듯 수영장과 클럽 이용객들의 활동 가능한 범위 사이에는 돌담 하나 있는 것이 전부여서 술에 취한 클럽 고객이 깨지기 쉬운 병이나 잔을 투척할 가능성이 있다.
◆ 호텔 측 뒤늦게 청소 작업 강화...
실제 복수의 클럽 이용객들은 "술을 파는 곳인 클럽과 수영장이 가까워 술에 취한 이용객에 의해 병 조각들이 유입될 수도 있는 구조"라며 "관리하는 요원들이 배치돼 있기는 하나 두 세명 뿐"이라고 증언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해명하는 과정 중 "바베큐 파티에서 유리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가 사고 개연성과 연결되자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말을 바꾸는 촌극을 연출하기도 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그랜드하얏트 호텔의 허술한 내부 시설관리를 꼬집는 목소리가 새 나왔다.
주부 김모씨는 "클럽과 바베큐 파티 등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요인들이 산재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발생 한 후에야 청소체계를 강화한 처사는 특1급 호텔의 명성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수영장에서 유리조각에 찔렸다는 것은 동네 작은 수영장에서도 일어나지 않을 수준의 사고"라고 꼬집었다.
직장인 박모씨는 "애초 수영장에 상해를 끼칠만한 파편들이 유입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먼저 아니겠느냐"며 "호텔 측의 관리소홀에 애꿎은 수영장 이용객만 다쳤다"고 지적했다.
컨슈머타임스 김한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