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지펠냉장고 화재, 하우젠에어컨 불량과 같은 삼성전자의 제품품질 논란이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2로 옮겨 붙고 있다.
내장된 일부 부품이 습기에 취약, 오류를 일으키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는 문제의 부품을 제거하고 유통시키는 '상식 밖' 개선책을 내놔 빈축을 사고 있다.
제품 제조단가에 일정정도 영향을 미칠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사용자들 사이에 불만여론이 폭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 갤럭시S2 '스피커폰 오류'… 부품 제거 A/S '끝'(?)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2의 부품 일부를 제거한 뒤 판매키로 결정했다.
사용자 의도와 관계 없이 기기가 '한뼘통화(스피커폰)'로 전환되는 오작동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습도 변화에 취약한 정전기 방지용 부품인 'TVS 다이오드'가 고장 원인이었다.
때문에 삼성전자는 불편을 겪은 기존 사용자들의 경우 문제의 부품을 제거하는 A/S를 진행하고 있다. 새로 출시되는 갤럭시S2에는 이 부품이 빠지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정전기를 예방하는 해당 부품의 특성상 예상치 못한 다른 장치의 오류를 낳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 갤럭시S2의 경우 제품 아래쪽 충전단자에 보호장치가 없어 해당 부품을 제거한다 하더라도 침습에 따른 기기오작동이 생길 개연성도 사용자들 사이에 문제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부품은 오류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며 습기가 아닌 침수 등이 발생했을 경우 오작동을 촉진시킨다"며 "이에 따라 향후 생산하는 제품에서는 이 부품을 아예 제거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충전단자가 뚫려 있어 잘 못 사용할 경우 물이 들어갈 수 있어 사용자가 주의해야 한다는 부연이다.
이 관계자는 "해당 부품 하나만으로 정전기를 방지하는 것이 아니고 이미 회로를 보호하는 장치는 다돼 있는 상태에서 이중보호를 위해 삽입한 부품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필요하지도 않은 부품을 넣어 제품 단가를 올렸다라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대목이다.
특히 삼성전자 측은 해당 오류를 물기에 대한 보호장치 없이 개방형으로 돼 있는 충전단자에 있다고 시인했다. 소비자들의 잠재적 피해까지 예견되는 상황이나 삼성전자 측은 이와 관련 어떠한 안내도 하지 않고 있다.
이 관계자는 "(피해예방) 공지를 검토해 보겠다"고 짧게 답했다.
◆ 충전단자 쪽 보호장치 미비 물기 노출…A/S '쉬쉬'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삼성전자의 대처방식에 대해 의문이 쏟아지고 있다.
직장인 강모씨는 "빼도 상관이 없는 부품이라면 오류의 원인이 될 부품을 애초에 왜 넣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며 "정전기로 더 큰 오류가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하다. 오류를 근본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개선책이 아닌 '주먹구구식' 대처가 대기업 답지 않다"고 꼬집었다.
다른 직장인 유모씨는 "설계부터 잘못된 제품인 것을 인정한 꼴"이라며 "습기에 강한 정전기 방지 부품을 넣어야지 아예 빼버리는 것은 어이가 없다. 소비자가 납득할 만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S2의 전 모델인 갤럭시S의 오류를 수정하는 펌웨어 업데이트를 네 차례나 실시하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아 오류를 은폐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컨슈머타임스 김한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