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 장용준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건설 계열사 현대엔지니어링이 코스피 상장을 추진하면서 정의선 현대차 회장 체제하에 지배구조 강화의 신호탄이자 실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은 25일 오전 온라인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상장을 통해 최대 주주 및 특수관계 지분이 90%에서 70%로 낮아지는 수준이어서 그룹 내 우리 회사의 지위 또한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코스피 상장을 계기로 에너지 전환 및 친환경 신사업의 역량을 강화하겠다"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친환경 프로젝트를 확대해 제2의 도약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공모가가 과도하게 높게 책정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국내 경쟁사들이 주택·건축사업에 주로 집중하는 것과 달리 해외는 물론 플랜트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는 점에서 다르다"면서 "국내에서 저희가 GS건설과 대우건설, 삼엔과 비교되긴 하지만 삼엔은 플랜트 전문사란 점에서 제외, 다른 두 곳은 최근 국내주택과 건축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는 국내 주택·건축사업은 물론 플랜트 엔지니어링 경험을 기반으로 상당 사업이 해외에서 경쟁이 이뤄지기 때문에 글로벌 플랜트 회사를 비교 대상 기업에 포함해 공모가를 산정했다"고 덧붙였다.
현대엔지니어링의 1주당 공모 희망가는 5만7900원~7만5700원으로 이 공모가를 기준으로 하면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등 경쟁기업의 시가총액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해외 EPC 기업을 비교 대상으로 포함해 공모가가 과도하게 높게 책정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이유로 리조트와 상사가 함께 있는 삼성물산이나 주택사업을 하지 않는 삼성엔지니어링을 제외하면 시공능력평가 6위인 현대엔지니어링이 최대주주이자 시평 2위 현대건설(4조7772억원)을 뛰어넘어 건설대장주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에 대한 거품이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이에 김 대표는 "타사와 달리 신사업 확장을 위해 신용등급이나 부채비율 등 재무적인 측면 등에서 우수하고, 주주와 지분구성에서도 향후 주가적인 측면에서 차별화할 요소가 충분하다"면서 "다각화한 포트폴리오는 향후 주택경기 변동에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는 힘"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주택시장 경쟁에 대한 우려도 나오지만 정비사업이 활성화하면 저희 수주 규모가 늘어날 것 같고, 최근 유가 회복으로 플랜트 성장세도 지속될 것"이라면서 "플랜트의 경우 수주 6개월 후, 주택은 1~2년 후 매출이 발생하는 것을 고려하면 내년까지 지난 3년 수주증가가 매출을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대표는 이익을 주주들과도 공유하는 주주 친화정책에 대해선 "저희 배당정책의 기본은 늘어난 이익을 배당액과 연동시키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면서 "그동안 다른 상장사 수준을 뛰어넘는 배당성향을 유지해왔는데, 상장 후에도 회사 성장세를 고려해 이 같은 기조를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증권가 일각에서 구주 매출비중이 커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상장에 대한 의구심을 보이는 것에 관해서는 적정 유통물량을 30% 수준으로 보고 있어 현재 소액주주 보유물량이 10% 수준이기 때문에 공모규모를 20% 수준으로 결정했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저희는 순현금으로 약 1조8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신사업 투자자금은 보유한 현금이나 신주 모집한 대금으로 충분히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이 같은 공모구조를 설계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번 상장으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90%에서 70% 낮아지는 수준이라 그룹 내 회사 지위 변동도 없을 것"이라며 "향후 6개월 내 보호예수 물량을 매도할 계획도 현재로선 없다"고 정리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꾸준한 수주를 이뤄 시공능력 6위에 올랐고 지난해 3분기 기준 수주곳간을 27조8000억원으로 채웠다.
공모자금은 △차세대 초소형 원자로 △이산화탄소 자원화 △폐플라스틱과 암모니아 활용 청정수소 생산 △폐기물소각과 매립 등 신사업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수소생산 플랜트 설계는 지난해 시작했으며 생산 설비 운전은 오는 2024년 진행한다.
일반투자자 청약은 내달 3~4일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현대차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삼성증권을 통해 이뤄진다. 상장은 내달 15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