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은 노래…가수는 연기…배우는 개그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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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은 노래…가수는 연기…배우는 개그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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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출고 2009년 07월 20일 14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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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주간 각종 인터넷 가요 인기 순위를 휩쓰는 곡은 MBC TV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지난 11일 '올림픽대로 듀엣가요제'에서 선보인 '냉면', '렛츠 댄스', '영계백숙' 등이다.

또 시청률 40%를 돌파하며 두 달여 전체 프로그램 시청률 1위를 고수 중인 SBS TV 주말극 '찬란한 유산'의 주인공은 가수 이승기이고,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 1위인 SBS TV '일요일이 좋다 - 패밀리가 떴다'가 최근 내세운 새로운 주자들은 배우 박시연과 박해진이다.

연예계에도 이른바 '투 잡' 족이 늘면서 가수, 배우, 개그맨 등 연예인들을 나누던 전통적인 구분법이 퇴색한 지는 오래됐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와는 또 다른 허를 찌르는 경계 파괴가 잇따라 성공을 거두고 있다.

본격적인 개념의 '투 잡'이라기 보다는 연예계 활동의 한 전략으로써 본업을 잠시 접고 타 분야에 뛰어들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연예인들이 늘고 있는데, 이것이 주효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개그맨 "가요계 살리고 싶었다"
'무한도전'의 '올림픽대로 듀엣가요제'는 전국 19.7%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모았다. 이 프로그램의 평소 시청률은 15~16%.

'올림픽대로 가요제'에서 '가요프로그램 1회 출전권'을 따낸 유재석이 18일 출연한 MBC '쇼!음악중심'은 이날 시청률 9.9%를 기록했다. '쇼! 음악중심'의 평소 시청률은 평소 5∼6%대다.

심지어 '올림픽대로 듀엣가요제'의 음반이 이미 4만 장 팔렸고, 5만 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극심한 불황에 빠진 가요계에서 유재석, 정형돈, 박명수, 노홍철, 정준하 등 개그맨들이 이벤트성으로 부른 노래가 큰 성공을 한 것이다.

'무한도전'의 김태호 PD는 "가요계의 음반 판매를 살리자는 차원에서 '올림픽대로 듀엣가요제'를 기획했다"고 말했는데, 안타가 아니라 홈런을 친 셈이다.

그렇다고 이들 개그맨이 가수가 되겠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의 '외도'는 가수들을 허탈하게 할 정도로 커다란 위력을 발휘했다.

◇배우들, 가수 출신 연기자에 "앗 뜨거"
요즘 최고로 사랑받는 사나이는 이승기가 아닐까 싶다. 배우로서 첫 주연을 맡은 드라마가 시청률 40%를 돌파한 데다,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과 디지털 싱글 '결혼해줄래'도 동반 인기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승기를 바라보는 배우들의 시선은 부러움 일색이다. 연기 한우물만 파는 배우들도 맛보기 어려운 시청률 1위라는 영광을 이승기가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배우들은 "시청률이 전부는 아니지만 인기 가수 이승기가 주인공을 맡은 드라마를 통해 시청률 1위를 차지하니 부러우면서도 허탈하다"고 입을 모은다.

물론 이승기는 데뷔 때부터 '투 잡'을 염두에 두고 연기 연습을 해왔기에 연기가 단순한 '외도'는 아니다. 그러나 그가 기본적으로 가수인 데다, 가수로서의 수명 연장을 위해 연기를 시작한 점을 생각하면 배우들에게 이승기는 경계를 파괴한 '이방인'이다.

'찬란한 유산' 제작진으로서도 드라마의 현재 인기는 기대 이상이다.

'찬란한 유산'의 관계자는 "젊은 층 주인공들의 인지도나 연기력이 달려 처음에 걱정했는데, 의외의 반응과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승기는 '찬란한 유산'이 끝나면 곧바로 내달 정규 음반을 시장에 내놓는다. SBS TV '태양을 삼켜라'의 여주인공 성유리가 더는 가수가 아닌 것과 구별되는 지점이다.  


그에 앞서 올 초 인기를 끈 KBS 2TV '꽃보다 남자'로 연기 데뷔한 SS501의 김현중도 연기력 논란을 무색하게 하는 큰 '효과' 거두며 성공적인 외도를 했고, 소녀시대의 윤아는 첫 주연작인 KBS '너는 내 운명'에 이어 MBC '신데렐라'를 통해 가수 활동 사이사이 연기로 재미를 보고 있다.

한 주연급 배우는 "가수 출신 연기자들이 연기에서는 아직 설익었지만, 가능성이 보여 연기만 하는 우리에게 위협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개그맨보다 웃긴 배우들
SBS TV '일요일이 좋다- 패밀리가 떴다'가 지난 1년간 배출한 최고의 스타는 배우 박예진과 이천희였다. 이들은 개그맨 뺨치는 개그와 유머감각으로 이 프로그램을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 1위로 올리고 퇴장했다.


바통을 이은 주자들도 배우다. 박시연과 박해진. 두 사람도 기존에 드라마에서 보여주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그렇다고 둘이 '예능인'의 길을 본격적으로 걷겠다는 것은 아니다. 연기자의 길을 가는 동안 잠시 경계를 넘어 새로운 도전을 해보는 것이다. '도도녀' 박예진이 문어를 까뒤집고 생선회를 뜨는 모습이 허를 찌르는 재미를 줬듯, 이들 역시 예기치 못한 웃음을 기대하게한다.


SBS '일요일이 좋다- 골드미스가 간다'에 최근 투입된 박소현과 최정윤도 마찬가지다. 이들도 다시 본업으로 돌아간 배우 진재영-예지원의 바통을 이어 한시적으로 '경계 허물기'에 도전, 몸을 던져 예능 버라이어티를 소화하고 있다.

'일요일이 좋다' 제작진은 "배우들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의외의 모습이 일반 개그맨이나 예능인들보다 더 큰 웃음을 선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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